예금이자높은은행 고를 때 PB가 먼저 보는 5가지 숫자

얼마 전 상담에서 60대 고객 한 분이 정기예금 1억원을 들고 오셨습니다. 앱에서 보니 A은행은 연 3.20%, B저축은행은 연 3.45%라며 무조건 높은 쪽으로 가면 되는지 물으셨죠. 솔직히 예금은 복잡한 상품은 아닙니다. 그런데 실제 수령액으로 계산하면 생각보다 차이가 작고, 반대로 놓치면 아까운 조건도 분명히 있습니다.
1. 예금이자높은은행은 최고금리보다 기본금리부터 봐야 합니다
은행 앱이나 광고 화면에는 보통 최고 연 3.50%처럼 크게 표시됩니다. 문제는 그 금리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금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급여이체, 카드 사용, 첫 거래, 마케팅 동의, 자동이체 같은 조건을 붙여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상담할 때는 먼저 기본금리를 봅니다. 예를 들어 12개월 정기예금에서 기본금리 연 3.10%, 우대 포함 최고 연 3.40%인 상품이 있다고 하죠. 우대조건 0.30%포인트를 못 채우면 실제로는 연 3.10%입니다. 반대로 기본금리 연 3.25%이고 별도 조건이 거의 없는 상품이 있다면 후자가 더 실속 있을 수 있습니다.
1억원을 1년 맡겼을 때 연 3.10%와 연 3.40%의 세전 이자 차이는 30만원입니다. 이자소득세 15.4%를 빼면 손에 남는 차이는 약 25만3,800원입니다. 이 금액을 위해 급여통장을 옮기고 카드 실적을 맞춰야 한다면, 본인 생활 패턴과 맞는지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2. 0.1% 차이는 금액이 커질수록 의미가 달라집니다
예금 금리를 비교할 때 연 0.10%포인트 차이를 가볍게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1,000만원이면 세전 1만원 차이입니다. 세후로는 8,460원 정도라서 굳이 멀리 있는 영업점까지 갈 이유가 약합니다.
그런데 2억원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연 0.10%포인트 차이는 세전 20만원, 세후 약 16만9,200원입니다. 3억원이면 세후 약 25만3,800원입니다. 금액이 커질수록 예금이자높은은행을 찾는 수고가 실제 돈으로 바뀝니다.
- 1,000만원 예치: 연 0.10%포인트 차이 = 세후 약 8,460원
- 5,000만원 예치: 연 0.10%포인트 차이 = 세후 약 42,300원
- 1억원 예치: 연 0.10%포인트 차이 = 세후 약 84,600원
- 3억원 예치: 연 0.10%포인트 차이 = 세후 약 253,800원
그래서 저는 소액이면 접근성과 해지 편의성을 더 보고, 목돈이면 금리 차이를 꽤 꼼꼼하게 봅니다. 같은 0.10%라도 사람마다 의미가 다릅니다.
3. 6개월, 12개월, 24개월 중 무조건 긴 기간이 답은 아닙니다
정기예금은 기간을 길게 잡는다고 항상 유리하지 않습니다. 금리 흐름에 따라 6개월 상품이 12개월보다 높은 때도 있고, 반대로 24개월이 애매한 금리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 시기에는 12개월 이상으로 현재 금리를 묶어두는 전략이 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생활자금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으면 긴 만기는 부담이 됩니다.
예를 들어 1억원을 맡기는데 6개월 연 3.30%, 12개월 연 3.20%라면 표면금리는 6개월이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6개월 뒤 재예치할 때 금리가 연 2.70%로 내려가면 1년 전체 수익은 12개월 연 3.20%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예금은 가입일 금리보다 만기 이후 다시 굴릴 금리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제가 자주 쓰는 방식
생활비 3~6개월분은 입출금통장이나 파킹통장에 두고, 나머지 목돈은 6개월과 12개월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예컨대 1억원이라면 3,000만원은 6개월, 7,000만원은 12개월처럼 쪼갭니다. 이렇게 하면 금리가 오를 때 일부 자금으로 갈아탈 여지가 있고, 급히 돈이 필요할 때 전체 예금을 깨지 않아도 됩니다.
4. 저축은행과 인터넷은행은 금리만큼 한도와 조건을 같이 봅니다
예금이자높은은행을 검색하면 저축은행, 인터넷은행, 지방은행 상품이 자주 보입니다. 실제로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여기서 봐야 할 숫자는 금리 하나가 아닙니다. 가입 가능 금액, 비대면 가입 여부, 우대조건, 중도해지금리, 예금자보호 적용 범위를 같이 봐야 합니다.
특히 중도해지금리는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연 3.40% 상품이라도 3개월 만에 깨면 약정금리를 거의 못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1년 안에 이사, 전세금, 사업자금, 자녀 학비처럼 큰 지출 가능성이 있으면 최고금리보다 중도해지 손실을 먼저 설명합니다. 예금은 수익률보다 깨지 않을 확률이 더 중요한 상품입니다.
금리 비교는 광고 글보다 공식 비교 사이트를 먼저 보는 편이 낫습니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한눈에와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서 기간, 가입금액, 이자 지급방식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가입 직전에는 해당 은행 앱이나 영업점에서 최종 금리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예금 금리는 같은 날에도 판매 한도 소진으로 바뀌는 일이 있습니다.
5. 세후 이자와 만기 후 금리까지 봐야 진짜 수익입니다
예금 이자는 대부분 이자소득세 15.4%를 뗀 뒤 들어옵니다. 연 3.50% 예금에 1억원을 넣으면 세전 이자는 350만원입니다. 실제 수령 이자는 약 296만1,000원입니다. 연 3.20%라면 세후 약 270만7,200원입니다. 두 상품의 차이는 세후 약 25만3,800원입니다.
여기서 하나 더 봐야 할 게 만기 후 금리입니다. 만기일이 지나도 돈을 그대로 두면 약정금리가 계속 붙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아닙니다. 만기 후에는 별도 금리가 적용되고 보통 매우 낮습니다. 1억원을 만기 후 한 달 방치했을 때 연 0.10% 수준으로 붙는다면 한 달 이자는 세전 약 8,333원 정도입니다. 원래 연 3.30%로 재예치했다면 한 달 세전 약 27만5,000원입니다. 차이가 작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예금 가입보다 만기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가입할 때 캘린더에 만기일을 넣고, 만기 1주일 전부터 다시 금리를 비교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자동재예치도 편하긴 하지만 그 시점의 최고 조건으로 들어가는지는 별개입니다.
은행 PB가 보는 실제 선택 순서 5단계
- 첫째, 필요한 현금 사용 시점을 적습니다.
- 둘째, 6개월·12개월·24개월 금리를 나눠 봅니다.
- 셋째, 최고금리가 아니라 내가 받을 수 있는 금리를 계산합니다.
- 넷째, 세후 이자와 중도해지 손실을 비교합니다.
- 다섯째, 예치금이 크면 금융회사별로 나눠 관리합니다.
예금은 대박을 내는 상품이 아닙니다. 대신 실수하지 않으면 손에 남는 돈이 꽤 분명한 상품입니다. 예금이자높은은행을 찾을 때도 1등 금리만 따라가기보다, 내가 실제로 받을 금리와 돈을 묶어둘 수 있는 기간을 먼저 맞추는 게 낫습니다. 제 가족 돈이라면 최고금리 광고보다 세후 수령액, 해지 가능성, 만기 관리가 편한지를 먼저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