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재테크 실패를 줄이는 5가지 숫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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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재테크 실패를 줄이는 5가지 숫자 기준

1. 수익률보다 먼저 봐야 할 숫자는 현금흐름입니다

얼마 전 상담했던 40대 직장인 고객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펀드 수익률은 12%가 났는데, 이상하게 통장에는 돈이 안 남는다는 겁니다. 명세서를 같이 보니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월급 430만 원 중 카드값과 보험료, 대출 원리금, 자녀 학원비가 빠지고 나면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돈이 25만 원 남짓이었습니다.

재테크를 시작할 때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이 상품입니다. 어디에 넣으면 많이 오르냐는 질문이죠. 그런데 PB 현장에서 오래 상담하다 보면, 상품보다 먼저 잡아야 하는 숫자가 있습니다. 바로 월 잉여현금흐름입니다. 월급에서 고정비와 변동비, 대출 상환액을 빼고 매달 남는 금액입니다.

예를 들어 월 소득이 400만 원이라면 최소 15%, 가능하면 20%는 자동으로 남겨야 합니다. 400만 원 기준 60만 원에서 80만 원입니다. 이 돈이 매달 남지 않는 상태에서 투자 상품을 늘리면, 중간에 카드론이나 마이너스통장으로 버티는 구조가 됩니다. 수익률 8%짜리 상품을 들고 있으면서 연 6~9% 신용대출 이자를 내는 일이 실제로 꽤 많습니다.

2. 비상금은 3개월치가 아니라 지출 구조에 맞춰야 합니다

재테크 책에는 비상금을 3개월치 생활비로 잡으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같은 숫자를 적용하면 부족하거나 과합니다. 혼자 사는 직장인과 외벌이 4인 가족의 위험은 다릅니다.

제가 보통 보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맞벌이고 고정직이며 대출 부담이 낮다면 월 필수지출의 3개월치면 됩니다. 월 필수지출이 250만 원이면 750만 원입니다. 반대로 외벌이, 프리랜서, 자영업자,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이 큰 가정은 6개월치를 권합니다. 월 필수지출 350만 원이면 2,100만 원입니다.

비상금은 수익률을 노리는 돈이 아닙니다. 예금, 파킹통장, 단기 적금처럼 깨기 쉽고 원금 변동이 작은 곳에 두는 돈입니다. 여기서 욕심내서 장기 채권형 펀드나 주식형 상품에 넣었다가, 정작 병원비나 퇴직 공백기에 손실 상태로 환매하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비상금의 역할은 돈을 불리는 것이 아니라, 나쁜 타이밍에 좋은 자산을 팔지 않게 막아주는 것입니다.

3. 예적금은 금리보다 세후 금액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은행 창구에서 고객들이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금리입니다. 연 4.0% 적금과 연 3.6% 예금이 있으면 대부분 4.0% 적금이 더 낫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실제 손에 쥐는 이자는 다릅니다.

월 50만 원씩 1년 적금을 연 4.0%로 넣으면 납입 원금은 600만 원입니다. 하지만 첫 달 돈만 12개월 굴러가고, 마지막 달 돈은 1개월만 굴러갑니다. 세전 이자는 대략 13만 원 수준이고, 이자소득세를 빼면 더 줄어듭니다. 반면 600만 원을 연 3.6% 정기예금에 1년 넣으면 세전 이자는 21만6천 원입니다. 같은 금리처럼 보여도 계산 구조가 다릅니다.

그래서 목돈이 이미 있다면 예금 금리와 적금 금리를 같은 선에서 비교하면 안 됩니다. 적금은 목돈을 만드는 장치이고, 예금은 목돈을 굴리는 장치입니다. 목적이 다른 상품을 금리 숫자 하나로만 비교하면 선택이 틀어집니다.

  • 월급에서 강제로 떼어 모으는 돈은 적금
  • 이미 모아둔 목돈은 예금 또는 단기 운용 상품
  • 6개월 안에 쓸 돈은 원금 변동이 작은 상품
  • 3년 이상 묶어도 되는 돈만 투자 상품 검토

4. 보험은 보장금액보다 월 보험료 비율을 먼저 봐야 합니다

보험 상담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보장이 부족한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보험료가 너무 커서 저축과 투자를 못 하는 경우입니다. 월 소득 300만 원인데 보험료가 65만 원인 가정도 봤습니다. 처음에는 든든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현금흐름을 계속 갉아먹습니다.

제가 가족에게도 적용하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보장성 보험료는 가구 실수령액의 8~10% 안에서 맞추는 편이 좋습니다. 월 400만 원 가구라면 32만 원에서 40만 원 정도입니다. 자녀 보험과 실손보험, 가족력에 따른 진단비를 포함하더라도 이 선을 크게 넘기면 다른 재무 목표가 밀립니다.

특히 저축성보험을 예금처럼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10년 납입, 20년 유지 같은 구조는 중간 해지 시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사업비와 해지환급률을 확인하지 않고 가입하면, 3년 뒤 급전이 필요할 때 납입한 돈보다 적게 돌려받는 일이 생깁니다. 보험은 위험을 넘기는 비용이지, 모든 목적을 해결하는 만능 통장이 아닙니다.

5. 투자는 기대수익률보다 버틸 수 있는 손실폭이 먼저입니다

재테크에서 가장 위험한 문장은 평균 수익률만 보는 말입니다. 연평균 7%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은 듣기 좋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20%를 맞아도 버틸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3천만 원을 투자했는데 시장이 흔들려 평가금액이 2,400만 원이 됐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숫자로는 -20%입니다. 이때 잠을 못 자고 바로 환매할 것 같다면, 그 상품의 장기 기대수익률은 내 돈과 맞지 않습니다. 반대로 10년 뒤 쓸 은퇴자금 일부이고, 비상금과 생활비가 따로 있다면 같은 변동성도 감당 가능한 범위가 됩니다.

저는 투자 비중을 정할 때 나이보다 돈의 사용 시점을 더 봅니다. 1년 안에 전세 보증금, 자동차 구입, 결혼 자금으로 쓸 돈은 투자 대상이 아닙니다. 3년 안에 쓸 돈도 공격적으로 굴리기 어렵습니다. 최소 5년 이상 묶어둘 수 있는 돈부터 주식형, 펀드, ETF 같은 변동성 자산을 검토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실제 배분은 이렇게 단순하게 시작해도 됩니다

사회초년생이라면 비상금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을 먼저 만들고, 이후 월 저축액을 예적금 50%, 투자 30%, 연금 20% 정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30대 맞벌이 가정이라면 주택자금 시점에 따라 예금 비중을 더 높여야 할 수 있습니다. 50대 이후라면 원금 변동이 큰 자산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연금 수령 시점과 건강보험료 부담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사실 좋은 재테크는 복잡한 상품을 많이 아는 데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매달 얼마가 남는지, 몇 개월을 버틸 수 있는지, 세후로 얼마를 받는지, 보험료가 소득을 누르고 있지는 않은지, 손실을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부터 보는 일입니다. 이 다섯 가지 숫자가 잡히면 상품 선택은 훨씬 덜 흔들립니다. 은행 창구에서도 결국 오래 가는 고객은 대박 상품을 고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숫자를 정확히 알고 무리하지 않은 사람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월급쟁이 재테크 실패를 줄이는 5가지 숫자 기준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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