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전에 꼭 계산해야 할 5가지 숫자

얼마 전 상담실에서 30대 부부 한 분이 청약 점수를 52점으로 알고 오셨는데, 공고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보니 44점이었습니다. 차이는 부모님 부양가족 인정 여부와 배우자 청약통장 점수에서 났습니다. 청약은 통장만 오래 들고 있으면 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어느 항목에서 점수가 붙고, 어느 항목은 기대와 다르게 빠지는지 숫자로 봐야 합니다.
1. 청약 가점은 84점 만점, 세 항목이 전부입니다
민영주택 일반공급 가점제 기준으로 청약 점수는 최대 84점입니다. 무주택기간 32점, 부양가족 수 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7점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통장 납입액을 가점으로 착각합니다. 민영주택 가점제에서 통장 항목은 기본적으로 가입기간 점수입니다.
- 무주택기간: 최대 32점
- 부양가족 수: 최대 35점
- 청약통장 가입기간: 최대 17점
- 총점: 최대 84점
예를 들어 만 39세 기혼, 무주택 9년, 배우자와 자녀 1명, 본인 통장 8년, 배우자 통장 3년 이상인 경우를 보겠습니다. 무주택기간 20점, 부양가족 15점, 본인 통장 10점에 배우자 통장 인정점수 3점을 더해 통장 항목 13점입니다. 총 48점입니다. 같은 48점이라도 서울 인기 단지와 지방 중소형 단지의 의미는 완전히 다릅니다.
2. 무주택기간은 내 생각보다 짧게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주택기간은 단순히 집을 안 산 기간이 아닙니다. 보통 만 30세가 된 날부터 계산하고, 만 30세 전에 혼인했다면 혼인신고일부터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 주택을 보유한 적이 있다면 최근에 무주택자가 된 날부터 다시 봐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부적격이 꽤 많이 나옵니다.
상담 현장에서 가장 흔한 착각은 “저는 태어나서 계속 무주택 세대였으니 15년 이상 아닌가요”라는 말입니다. 미혼 29세라면 아무리 오래 부모님 집에 살았어도 무주택기간 점수가 생각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28세에 혼인신고를 했고 그때부터 계속 무주택이었다면 그 시점부터 기간을 따질 여지가 생깁니다.
무주택기간 점수 감각
- 1년 미만: 2점
- 5년 이상 6년 미만: 12점
- 10년 이상 11년 미만: 22점
- 15년 이상: 32점
여기서 중요한 건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입니다. 오늘 기준 점수와 공고일 기준 점수가 다를 수 있습니다. 1개월 차이로 구간이 바뀌면 2점이 달라지고, 인기 단지에서는 2점이 당락을 가릅니다.
3. 부양가족 1명은 5점, 하지만 인정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부양가족 수는 본인을 제외하고 계산합니다. 배우자, 자녀, 일정 요건을 갖춘 부모님 등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배점이 가장 큽니다. 0명은 5점, 1명은 10점, 2명은 15점, 3명은 20점, 6명 이상이면 35점입니다.
근데 숫자만 세면 안 됩니다. 부모님을 부양가족으로 넣으려면 주민등록상 함께 등재된 기간, 주택 보유 여부, 실제 인정 요건을 봐야 합니다. 특히 직계존속은 보통 3년 이상 같은 주민등록에 올라 있어야 하는 식의 요건이 걸립니다. 부모님이 만 60세 이상이라 무주택 판단에서 예외적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더라도, 부양가족 가점에서는 빠질 수 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자녀도 마찬가지입니다. 미혼 자녀인지, 나이와 주민등록 요건이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청약은 “실제로 같이 산다”보다 공고와 주민등록, 법령상 기준이 우선합니다.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을 놓고 숫자를 다시 세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4. 배우자 청약통장은 최대 3점, 그래도 버리면 아깝습니다
2024년 3월부터 민영주택 일반공급 가점제에서 배우자 청약통장 가입기간 일부를 합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배우자 통장 가입기간의 50%를 보되 최대 3점까지 인정하고, 본인 통장 점수와 합쳐도 통장 항목은 17점을 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본인 통장 점수가 10점이고 배우자 인정점수가 3점이면 통장 항목은 13점입니다. 본인 통장 점수가 이미 16점이면 배우자 점수 3점을 다 더해도 19점이 아니라 최대 17점입니다. 솔직히 3점이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청약 경쟁에서는 1점 차이로 예비번호가 갈리는 일이 흔합니다.
- 본인 통장 5년: 대략 7점
- 배우자 통장 2년 이상: 최대 인정점수 3점 가능
- 통장 항목 합산 한도: 17점
- 동점 시 장기가입자가 유리한 구조도 함께 확인 필요
아이 청약통장도 무조건 빨리 만들면 끝이라는 식으로 보면 안 됩니다. 미성년자 가입 인정기간은 현재 최대 5년까지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납입 여력이 빠듯한 집이라면 무리해서 여러 통장에 돈을 넣기보다, 인정되는 기간과 금액을 맞춰 오래 유지하는 쪽이 더 현실적입니다.
5. 가점이 낮다면 가점제만 붙잡지 않는 게 낫습니다
청약 점수가 30점대라고 해서 전부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서울 핵심지 인기 단지의 가점제만 바라보면 확률이 낮습니다. 이때는 추첨제 물량, 특별공급, 지역 우선공급, 전용면적 선택, 비인기 타입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신혼부부에 자녀가 없고 무주택기간이 2년, 본인 통장 7년, 배우자 통장 인정점수 2점이라면 대략 25점 안팎입니다. 이 점수로 고가 인기 단지 가점제에 계속 넣는 건 로또에 가깝습니다. 반면 신혼부부 특별공급이나 생애최초, 추첨제 비중이 있는 단지에서는 전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청약에서 더 무서운 건 낮은 점수가 아니라 잘못 계산한 점수입니다. 당첨 후 부적격이 나오면 일정 기간 청약 제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청약 전에는 청약홈 기준으로 점수를 한 번 계산하고, 입주자모집공고문에서 해당 지역·면적·공급유형 조건을 다시 확인하라고 말합니다.
청약통장은 해지하기 쉽고 다시 쌓기는 어렵습니다. 대출 이자 몇 만 원이 아까운 시기에도 통장을 깨야 한다면 최소한 가입기간, 납입횟수, 향후 청약 계획을 숫자로 비교한 뒤 결정하는 게 맞습니다. 청약은 운도 작용하지만, 부적격을 피하고 본인에게 맞는 판을 고르는 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