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받기 전 반드시 계산해야 할 5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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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받기 전 반드시 계산해야 할 5가지 숫자

1. 한도보다 먼저 봐야 할 건 내 현금 흐름입니다

얼마 전 상담한 30대 직장인 고객이 전세보증금 3억 원짜리 집을 보면서 “은행에서 2억4천만 원까지 된다는데 괜찮겠죠?”라고 물었습니다. 한도만 보면 보증금의 80%라서 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월급 실수령액이 330만 원, 기존 신용대출 상환액이 월 42만 원이었습니다. 전세대출 이자까지 얹으면 매달 빠지는 돈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예를 들어 전세대출 2억4천만 원을 연 4.2% 금리로 받으면 1년 이자는 약 1,008만 원입니다. 월로 나누면 84만 원입니다. 여기에 관리비 20만 원, 기존 신용대출 42만 원까지 더하면 주거와 대출 관련 고정비만 146만 원입니다. 실수령 330만 원 중 44%가 고정비로 빠지는 구조입니다. 생활비와 저축을 생각하면 여유가 크지 않습니다.

전세대출은 원금을 매달 갚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부담이 작아 보입니다. 하지만 금리가 0.5%포인트만 올라가도 2억4천만 원 기준 연 이자는 120만 원, 월 10만 원이 늘어납니다. 상담 현장에서는 이 10만 원 차이 때문에 적금이 깨지고 카드값이 밀리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2. 보증금의 80%가 항상 내 한도는 아닙니다

전세대출 광고에는 보통 “최대 80%”라는 문구가 크게 나옵니다. 그런데 실제 승인 과정에서는 임차보증금, 소득, 기존 대출, 보증기관 기준, 집의 권리관계가 함께 봅니다. 같은 3억 원 전세라도 어떤 사람은 2억4천만 원이 나오고, 어떤 사람은 1억8천만 원에서 막힙니다.

보통 전세대출은 HF, HUG, SGI 같은 보증기관의 보증을 끼고 진행됩니다. 기관마다 심사 방식과 보증 한도, 보증료가 다릅니다. 소득이 안정적이고 보증금이 비교적 낮은 경우에는 HF 방식이 맞는 경우가 많고, 보증금 반환 위험까지 함께 보는 구조에서는 HUG 상품을 검토하게 됩니다. 고가 전세나 특수한 조건에서는 SGI 쪽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 무조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고객도 집 주소와 등기부 상태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제가 현장에서 먼저 보는 숫자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필요한 대출금이 보증금의 몇 퍼센트인지. 둘째, 만기 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도 버틸 현금이 있는지. 셋째, 이자 비용을 뺀 뒤 매달 최소 저축이 가능한지입니다. 전세대출은 집을 구하는 수단이지, 내 현금 흐름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도구가 아닙니다.

3. 금리 0.3%보다 중도상환수수료와 보증료가 더 클 때가 있습니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비교하는 건 금리입니다. 당연히 금리는 중요합니다. 그런데 전세대출은 금리만 보고 고르면 실제 비용 계산이 틀어질 수 있습니다. 보증료, 인지세, 중도상환수수료, 우대금리 조건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A은행은 연 4.0%, B은행은 연 4.2%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2억 원을 빌리면 단순 이자 차이는 연 40만 원, 월 약 3만3천 원입니다. 그런데 A은행의 우대금리 조건이 급여이체, 카드 사용 월 50만 원, 자동이체 3건이고 이 조건을 못 맞추면 금리가 0.4%포인트 올라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처음 보이는 금리보다 실제 유지 가능한 금리가 중요합니다.

중도상환수수료도 자주 놓칩니다. 2년 계약 중 1년 뒤 이사하거나 집주인이 보증금을 낮춰 재계약하는 경우 일부 상환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수수료율이 0.6%만 되어도 1억 원 상환 시 60만 원입니다. 금리 0.2%포인트 아끼려고 갈아탔다가 수수료와 보증료로 더 쓰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 대출금 2억 원, 금리 4.0%: 월 이자 약 66만7천 원
  • 대출금 2억 원, 금리 4.5%: 월 이자 약 75만 원
  • 차이: 월 약 8만3천 원, 2년이면 약 200만 원

이 정도 차이면 비교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다만 금리표의 맨 위 숫자만 볼 게 아니라 내가 받을 수 있는 최종 금리로 계산해야 합니다.

4. 등기부등본에서 놓치면 대출보다 보증금이 위험합니다

전세대출 상담을 하다 보면 대출 승인 여부에만 집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내 보증금이 안전한 집인지입니다. 은행이 대출을 해준다고 해서 그 집이 완전히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등기부등본에서는 근저당권, 압류, 가압류, 신탁 여부를 먼저 봅니다. 예를 들어 집 시세가 4억 원인데 선순위 근저당이 2억4천만 원 있고, 내가 전세보증금 2억 원으로 들어간다면 단순 합계가 4억4천만 원입니다. 경매로 넘어갔을 때 낙찰가가 시세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위험합니다.

특히 빌라, 다세대, 오피스텔은 시세 판단이 어렵습니다. 아파트처럼 최근 실거래가가 촘촘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감정가와 실제 매매 가능 가격 사이에 차이가 생깁니다. 전세가율이 80%를 넘고 선순위 채권까지 있다면 금리가 조금 싸더라도 저는 조심하라고 말합니다. 전세대출의 가장 큰 손실은 이자 몇십만 원이 아니라 보증금 원금에서 납니다.

반환보증도 함께 봐야 합니다. 전세대출 보증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목적이 다릅니다. 대출 보증은 은행이 돈을 빌려줄 수 있게 해주는 장치에 가깝고, 반환보증은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를 대비하는 장치입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같은 것으로 착각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5. 전세대출이 유리한 사람과 월세가 나은 사람이 갈립니다

전세대출이 항상 월세보다 유리한 건 아닙니다. 계산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전세대출 이자와 월세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됩니다. 보증금 3억 원 집에 전세대출 2억 원을 연 4.5%로 받으면 월 이자는 75만 원입니다. 같은 지역에서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70만 원 매물이 있다면 단순 현금 유출만 보면 월세가 더 싸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전세는 보증금이 묶입니다. 월세는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매달 비용이 확정됩니다. 앞으로 1~2년 안에 이직, 결혼, 출산, 지역 이동 가능성이 크다면 중도상환수수료와 이사비까지 계산해야 합니다. 반대로 소득이 안정적이고 같은 지역에 오래 살 계획이며, 집의 권리관계가 깨끗하다면 전세대출이 주거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족에게 같은 상황을 상담한다면 이렇게 말할 겁니다. 대출 가능액을 먼저 보지 말고, 월 이자가 실수령액의 25%를 넘는지부터 보라고요. 기존 대출까지 포함한 고정 상환 부담이 실수령액의 35%를 넘으면 계약을 다시 보겠습니다. 숫자가 조금 빡빡한 상태에서 “나중에 아끼면 되겠지”로 들어간 전세는 생각보다 오래 사람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전세대출은 잘 쓰면 주거비를 낮추는 좋은 도구입니다. 다만 한도, 금리, 보증료, 등기부, 반환보증을 따로 보면 빈틈이 생깁니다. 집을 고를 때는 마음에 드는 구조와 역세권도 중요하지만, 내 통장에서 24개월 동안 빠져나갈 돈이 더 솔직한 기준이 됩니다. 은행 창구에서 승인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더라도, 마지막 결정은 내 현금 흐름표를 펴놓고 하는 쪽이 훨씬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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