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담보대출 받기 전 확인할 5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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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담보대출 받기 전 확인할 5가지 숫자

얼마 전 상담실에 40대 맞벌이 부부가 찾아왔습니다. 서울 외곽 아파트를 갈아타려는데, 매매가는 8억 5천만 원이고 기존 집 처분 후 부족한 돈이 3억 원 정도였습니다. 두 분은 “집값의 40%만 빌리면 안전하지 않나요?”라고 물으셨죠. 그런데 실제로 계산해보니 문제는 담보가 아니라 월 상환액이었습니다.

아파트담보대출은 집을 담보로 잡기 때문에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금액이 크고 기간이 길어서 0.3%포인트 차이도 꽤 큽니다. 3억 원을 30년 원리금균등으로 빌리면 금리 4.0%와 4.3%의 월 납입 차이는 대략 5만 원 안팎입니다. 1년이면 60만 원, 10년이면 단순 계산으로 600만 원입니다. 그래서 광고 문구보다 숫자를 먼저 봐야 합니다.

1. 한도는 LTV보다 DSR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분이 아파트담보대출 한도를 볼 때 LTV만 봅니다. LTV는 집값 대비 대출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 시세가 8억 원이고 LTV가 50%라면 단순 계산 한도는 4억 원입니다. 그런데 실제 창구에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DSR이 같이 들어옵니다. DSR은 연소득 대비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입니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 카드론까지 영향을 줍니다. 연소득 7천만 원인 사람이 DSR 40% 기준을 적용받는다면 1년에 갚을 수 있는 원리금 총액은 2,800만 원 수준입니다. 월로 나누면 약 233만 원입니다.

이미 신용대출 때문에 매달 60만 원을 갚고 있다면 주택담보대출에 쓸 수 있는 상환 여력은 월 173만 원 정도로 줄어듭니다. 이 경우 담보가 충분해도 원하는 금액이 안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수 계약 전에 먼저 봐야 할 숫자는 ‘집값의 몇 %까지 가능하냐’보다 ‘내 소득으로 월 얼마까지 인정되느냐’입니다.

2. 금리 0.5%포인트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3억 원을 30년 동안 원리금균등으로 빌린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금리 4.0%라면 월 상환액은 대략 143만 원 수준입니다. 금리 4.5%가 되면 약 152만 원으로 올라갑니다. 매달 9만 원 차이입니다. 작아 보이지만 5년이면 540만 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최저금리’가 아닙니다. 은행 앱이나 비교 사이트에 보이는 최저금리는 우대조건을 모두 채웠을 때의 숫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급여이체, 카드 사용액, 자동이체, 적금 가입, 보험성 상품 보유 같은 조건이 붙습니다. 실제 적용금리가 얼마인지 봐야 합니다.

  • 우대금리 조건을 못 채우면 몇 %포인트가 빠지는지
  • 6개월 뒤 우대조건이 깨졌을 때 금리가 올라가는지
  • 혼합형, 변동형, 고정형 중 어떤 기준금리를 쓰는지
  • 중도상환수수료가 몇 년 동안 적용되는지

상담 현장에서 보면 금리 0.1%포인트를 낮추려고 카드를 억지로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월 30만 원 카드 사용 조건 때문에 필요 없는 소비가 늘면 금리 우대보다 손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우대조건은 생활패턴과 맞을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3.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는 성격이 다릅니다

아파트담보대출을 받을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입니다. 변동금리는 처음 금리가 낮게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기준금리가 오르면 월 상환액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고정금리는 초반 금리가 조금 높아도 일정 기간 상환액이 비교적 안정적입니다.

예를 들어 3억 원 대출에서 금리가 4.0%일 때 월 상환액이 약 143만 원이라면, 금리가 5.0%로 오르면 월 상환액은 약 161만 원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매달 18만 원 차이입니다. 맞벌이이고 소득 여유가 충분한 집은 감당 가능할 수 있지만, 아이 교육비나 부모님 생활비가 같이 나가는 집은 꽤 부담됩니다.

제가 현장에서 보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앞으로 3년 안에 상환하거나 갈아탈 계획이 뚜렷하면 변동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장기간 보유할 집이고 월 현금흐름이 빡빡하다면 고정 또는 혼합형이 마음 편한 선택일 때가 많습니다. 금리를 맞히려 하기보다, 금리가 올라갔을 때도 생활이 버티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4. 중도상환수수료와 부대비용도 원금처럼 봐야 합니다

대출 상담을 하다 보면 금리만 보고 은행을 고르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 비용에는 중도상환수수료, 인지세, 근저당 설정 관련 비용, 보증료 등이 같이 들어갑니다. 특히 1~2년 안에 집을 팔거나 대출을 갈아탈 가능성이 있다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3억 원 대출을 받고 1년 뒤 1억 원을 갚는데 중도상환수수료율이 1.0%라면 수수료만 100만 원입니다. 금리를 0.1%포인트 낮춰서 1년 동안 아낀 이자보다 수수료가 더 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기 상환 계획이 있는 사람은 금리만 낮은 상품보다 수수료 구조가 유리한 상품이 더 나을 때가 있습니다.

대출 기간도 마찬가지입니다. 20년으로 줄이면 총이자는 줄지만 월 납입액이 커집니다. 30년으로 늘리면 월 부담은 낮아지지만 총이자는 늘어납니다. 저는 보통 생활비, 비상금, 자녀 교육비를 뺀 뒤에도 6개월 이상 버틸 여유가 있는지를 봅니다. 대출은 승인받는 것보다 오래 갚는 게 더 중요합니다.

5. 계약 전에는 세 가지 시나리오로 계산해야 합니다

아파트담보대출은 한 번 실행하면 쉽게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계약금 넣기 전에 최소 세 가지 숫자는 계산해두는 게 좋습니다. 첫째, 현재 금리 기준 월 상환액입니다. 둘째, 금리가 1%포인트 올랐을 때 월 상환액입니다. 셋째, 소득이 줄었을 때 버틸 수 있는 기간입니다.

예를 들어 부부 합산 월 실수령액이 650만 원이고 대출 상환액이 160만 원이라면 비율은 약 25%입니다. 여기에 관리비 35만 원, 보험료 40만 원, 교육비 100만 원, 생활비 250만 원이 들어가면 남는 돈은 65만 원입니다. 겉으로는 가능해 보여도 자동차 수리, 병원비, 경조사비가 생기면 바로 흔들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같은 3억 원 대출이라도 월 실수령액이 900만 원이고 다른 대출이 없다면 부담은 훨씬 낮습니다. 같은 금액의 대출도 가정마다 위험도가 다릅니다. 은행은 담보와 소득을 보고 승인 여부를 판단하지만, 내 생활의 여유까지 대신 계산해주지는 않습니다.

은행 창구에서 꼭 물어볼 질문

  • 실제 적용금리는 우대조건을 제외하면 몇 %인지
  • 금리 재산정 주기는 6개월인지 1년인지
  • 중도상환수수료는 몇 년 동안, 어떤 방식으로 줄어드는지
  • 대출 실행 후 신용대출을 추가로 받을 때 DSR 영향은 어떤지
  • 고정형으로 갈아탈 때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아파트담보대출은 좋은 상품 하나를 찾는 게임이 아닙니다. 내 소득, 상환기간, 이사 계획, 가족 지출 구조에 맞는 조합을 찾는 일에 가깝습니다. 금리가 조금 낮아도 생활비가 빠듯해지는 대출은 오래 가져가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아주 최저가가 아니어도 상환 계획이 분명하고 현금흐름이 안정적이면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족에게 같은 상담을 한다면 먼저 집값 전망보다 월 상환액을 보라고 말합니다. 집은 마음에 들어야 하지만, 대출은 숫자로 버텨야 합니다. 계약서 쓰기 전 하루만 더 계산해도 피할 수 있는 부담이 꽤 많습니다.

아파트담보대출 받기 전 확인할 5가지 숫자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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