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 아끼는 7가지 기준, 갱신 전에 꼭 볼 숫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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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료 아끼는 7가지 기준, 갱신 전에 꼭 볼 숫자들

얼마 전 자동차보험 갱신을 앞둔 고객 한 분이 보험료가 92만원에서 118만원으로 올랐다며 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사고가 없었는데도 왜 올랐냐고 물으셨는데, 내용을 뜯어보니 차량가액, 운전자 범위, 특약 누락, 전년도 할인 조건 미충족이 한꺼번에 섞여 있었습니다. 자동차보험은 같은 차, 같은 운전자라도 입력 조건 몇 줄에 따라 1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라 대충 갱신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은행 PB 현장에서 자산 많은 분들을 상담해봐도 의외로 자동차보험은 가장 덜 챙깁니다. 예금 금리 0.2% 차이는 따지면서, 자동차보험 15만원 차이는 그냥 넘기는 일이 많습니다. 저는 자동차보험을 볼 때 무조건 싼 보험료보다 사고 났을 때 내 돈이 크게 새지 않는 구조인지 먼저 봅니다.

1. 대인·대물 한도는 싸게 줄일 항목이 아닙니다

자동차보험에서 가장 먼저 볼 부분은 담보 한도입니다. 특히 대물배상은 2억원, 5억원, 10억원 중에서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험료 차이는 회사와 차량에 따라 다르지만 2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려도 연간 1만~3만원 정도 차이에 그치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런데 요즘 도로에는 수입차, 전기차, 고가 법인차가 많습니다. 충돌 사고 한 번에 수리비와 렌트비가 1억원 가까이 나오는 사례도 실제로 봤습니다.

대인배상은 의무가입인 대인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인Ⅱ는 무한으로 두는 것이 일반적으로 맞습니다. 보험료를 몇 천원 아끼려고 대인Ⅱ를 낮게 잡는 건 실익이 작습니다. 반대로 자기차량손해, 흔히 자차라고 부르는 담보는 차량 연식과 가액을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12년 된 차량가액 250만원짜리에 자차 보험료가 20만원 넘게 붙는다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2. 운전자 범위 하나로 보험료가 크게 바뀝니다

자동차보험료에서 가장 자주 보는 낭비가 운전자 범위입니다. 실제 운전자는 본인과 배우자뿐인데 가족 누구나 운전으로 가입해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면 보험료가 불필요하게 올라갑니다. 반대로 자녀가 가끔 운전하는데 부부 한정으로 가입했다가 사고가 나면 보장이 막힐 수 있습니다. 싸게 가입한 것이 아니라 위험을 밖으로 밀어낸 겁니다.

연령 한정도 중요합니다. 만 26세 이상, 만 30세 이상, 만 35세 이상처럼 기준이 올라갈수록 보험료는 내려가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49세 부부만 운전하는 차라면 전연령이나 가족 한정으로 둘 이유가 거의 없습니다. 실제 상담에서 운전자 범위를 본인·배우자 한정으로 바꾸고, 연령 조건을 현실에 맞게 조정했더니 연 14만원가량 줄어든 사례가 있었습니다.

3. 마일리지 특약은 안 넣으면 손해에 가깝습니다

자동차를 적게 타는 분이라면 마일리지 특약은 꼭 확인해야 합니다. 보험사마다 구간은 다르지만 연간 주행거리 3,000km 이하라면 30% 안팎까지 환급되는 상품도 있고, 7,000km 이하나 10,000km 이하에서도 의미 있는 할인이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퇴근을 대중교통으로 하고 주말에만 운전하는 분이라면 자동차보험료 절감 효과가 예금 이자보다 큽니다.

다만 마일리지 특약은 가입만 해놓고 사진 등록이나 주행거리 정산을 놓치면 환급을 못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작 주행거리와 종료 주행거리 등록 방식, 사진 제출 기한을 확인해야 합니다. 고객 중 한 분은 연 5,200km밖에 타지 않았는데 종료 사진을 늦게 제출해 8만원 넘는 환급을 놓쳤습니다. 이런 돈은 아깝습니다.

4. 할인 특약은 많이 넣는 것보다 맞는 것만 넣어야 합니다

자동차보험에는 블랙박스, 첨단안전장치, 자녀 할인, 안전운전 점수, 대중교통 이용, 차선이탈 경고장치 같은 특약이 붙습니다. 할인율은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블랙박스는 보통 2~6% 수준, 안전운전 점수 특약은 조건 충족 시 5~15% 안팎까지 차이가 납니다. 어린 자녀가 있으면 자녀 할인 특약도 꽤 큽니다.

그런데 모든 특약이 누구에게나 좋은 건 아닙니다. 안전운전 점수 특약은 급가속, 급감속, 야간 운전이 많은 분에게 불리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 할인은 카드 사용 실적이나 이용 금액 조건을 맞춰야 합니다. 조건을 못 맞추면 할인 예상액은 화면에만 있고 실제 보험료에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저는 자동차보험 비교할 때 할인율보다 적용 가능성을 먼저 봅니다.

5. 자차 자기부담금은 보험료와 사고 가능성을 같이 봐야 합니다

자기차량손해에는 자기부담금이 있습니다. 흔히 손해액의 20%에 최저 20만원, 최고 50만원 같은 방식입니다. 자기부담금을 높이면 보험료는 내려가지만, 작은 사고 때 내 돈이 더 나갑니다. 주차장 접촉사고가 잦은 초보 운전자라면 무조건 자기부담금을 높이는 게 답은 아닙니다.

반대로 운전 경력이 길고 차량가액이 낮으며 최근 3년 사고가 없다면 자차 조건을 조금 보수적으로 조정할 여지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 보험료 78만원 중 자차 관련 보험료가 24만원인데 차량가액이 380만원이라면, 자차를 유지할지 빼고 갈지 따져볼 만합니다. 다만 출고 3년 이내 차량, 할부나 리스 차량, 수리비 비싼 수입차는 자차를 쉽게 빼면 안 됩니다.

6. 비교견적은 최소 3곳, 단 보장 조건을 같게 맞춰야 합니다

자동차보험은 같은 담보라도 보험사별 보험료 차이가 큽니다. 실제로 같은 차량, 같은 운전자 조건으로 비교했을 때 A사는 86만원, B사는 79만원, C사는 94만원이 나온 경우가 있었습니다. 차이는 15만원입니다. 문제는 비교할 때 담보 조건이 조금씩 달라져 있다는 겁니다. 대물 5억원과 10억원, 긴급출동 거리, 자차 포함 여부가 다르면 단순 비교가 아닙니다.

저는 갱신할 때 기존 보험증권을 옆에 두고 대인, 대물, 자손 또는 자동차상해, 무보험차상해, 자차, 긴급출동 조건을 맞춘 뒤 비교합니다. 보험료가 낮아진 이유가 할인 때문인지, 보장을 줄였기 때문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특히 자동차상해와 자기신체사고는 보상 방식이 다릅니다. 보험료가 조금 더 나가도 치료비와 위자료, 휴업손해 구조를 보면 자동차상해가 더 맞는 분들이 많습니다.

7. 갱신 직전 사고 이력과 할증 구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자동차보험은 사고 한 번으로 다음 해 보험료가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물적사고 할증기준금액을 200만원으로 설정한 분이 많지만, 사고처리 금액과 사고 건수에 따라 할인·할증 등급이 달라집니다. 수리비 35만원짜리 단독 사고를 보험 처리했다가 다음 갱신 때 보험료가 10만원 넘게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은 사고는 보험 처리와 자비 처리를 비교해야 합니다.

단, 자비 처리가 늘 맞는 건 아닙니다. 상대방이 있는 사고, 대인 접수 가능성이 있는 사고, 과실 다툼이 있는 사고는 섣불리 현금 합의하면 나중에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금액이 작고 책임관계가 분명한 단순 물적 사고라면 보험사에 사고 접수 전 예상 할증 여부를 물어보고 판단하는 편이 낫습니다.

제가 실제로 보는 가입 순서

  • 대물배상은 가능하면 10억원 이상으로 둡니다.
  • 운전자 범위는 실제 운전할 사람만 넣습니다.
  • 연간 주행거리가 짧다면 마일리지 특약을 반드시 확인합니다.
  • 블랙박스, 자녀, 안전운전, 첨단안전장치 특약은 적용 가능 조건까지 봅니다.
  • 자차는 차량가액, 수리비, 운전 습관을 함께 놓고 판단합니다.
  • 비교견적은 보장 조건을 똑같이 맞춘 뒤 봅니다.
  • 작은 사고는 보험 처리 전 다음 해 보험료 영향을 계산합니다.

자동차보험은 투자상품처럼 수익률을 올려주는 상품은 아닙니다. 대신 사고가 났을 때 내 통장에서 큰돈이 빠져나가지 않게 막아주는 방어장치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동차보험료를 줄일 때도 담보를 깎는 방식보다, 운전자 범위와 할인 특약, 주행거리 환급처럼 실제 위험을 해치지 않는 항목부터 봅니다. 1년에 한 번 갱신할 때 20분만 제대로 보면, 적게는 몇 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 그 정도면 귀찮아도 충분히 따져볼 만한 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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