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대출 받기 전 꼭 계산해야 할 5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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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자금대출 받기 전 꼭 계산해야 할 5가지 숫자

얼마 전 전세 만기를 앞둔 30대 부부 상담을 했는데, 두 분이 가장 먼저 물어본 건 “한도가 얼마나 나오느냐”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따져보니 문제는 한도가 아니라 월 이자였습니다. 보증금 3억 원짜리 집에 2억4천만 원을 빌리면, 금리 4.2% 기준 이자만 월 84만 원입니다. 관리비와 보험료, 차량 할부까지 더하니 월급이 들어와도 통장에 남는 돈이 거의 없었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은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아 보이고, 집을 사는 대출보다 부담이 작아 보입니다. 사실 그래서 더 쉽게 결정합니다. 하지만 전세대출은 2년마다 만기, 보증기관 심사, 집주인 동의, 전입·확정일자, 반환보증까지 같이 봐야 하는 상품입니다. 금리 0.3%포인트 차이도 2억 원이면 연 60만 원, 2년이면 120만 원입니다.

1. 대출 가능액보다 월 이자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은행 창구에서 “최대 80%까지 가능하다”는 말을 들으면 보증금 3억 원의 80%, 즉 2억4천만 원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실제 가계에는 월 이자가 먼저 들어옵니다.

  • 대출 1억5천만 원, 금리 4.0%: 월 이자 약 50만 원
  • 대출 2억 원, 금리 4.0%: 월 이자 약 66만7천 원
  • 대출 2억5천만 원, 금리 4.0%: 월 이자 약 83만3천 원
  • 대출 2억5천만 원, 금리 4.7%: 월 이자 약 97만9천 원

전세자금대출은 보통 만기일시상환 구조가 많습니다. 매달 원금이 줄지 않고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갚거나 연장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월 80만 원 정도면 버틸 수 있겠다”가 아니라, 금리가 0.7%포인트 올라가도 버틸 수 있는지 봐야 합니다. 2억5천만 원 기준 금리 0.7%포인트 차이는 연 175만 원, 월 약 14만6천 원입니다.

2. HF·HUG·SGI 보증 차이를 모르면 한도가 달라집니다

전세자금대출은 은행 돈만 보는 상품이 아닙니다. 뒤에 어떤 보증기관이 붙느냐에 따라 한도와 조건이 달라집니다. 현장에서 자주 보는 건 HF, HUG, SGI 세 가지입니다.

HF는 소득과 상환능력을 많이 봅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계열 보증은 직장인, 공무원, 안정적인 소득자에게 비교적 익숙한 구조입니다. 보증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 경우가 많지만, 소득 대비 부채가 많으면 기대보다 한도가 작게 나올 수 있습니다.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 카드론이 이미 있으면 전세대출 한도도 같이 눌립니다.

HUG는 집의 안전성을 더 민감하게 봅니다

HUG 쪽은 전세보증금 반환 리스크와 연결해서 보는 성격이 강합니다. 집의 선순위 근저당, 시세 대비 전세가율, 임대인 상태가 중요합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대출과 반환보증을 함께 검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집 자체가 위험하면 대출도 막힐 수 있습니다.

SGI는 한도가 넓게 나올 수 있지만 비용을 봐야 합니다

SGI서울보증을 이용하는 상품은 고가 전세나 한도가 더 필요한 경우에 검토됩니다. 다만 보증료, 은행별 금리, 승인 조건 차이가 큽니다. “SGI가 더 많이 나온다”만 보고 접근하면 실제 부담액이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4억 원 이상 전세에서 대출을 크게 쓰는 분들은 월 이자와 보증료를 합산해 봐야 합니다.

3. 전세가율 80% 넘는 집은 싸 보여도 위험합니다

제가 전세 계약서를 볼 때 가장 먼저 계산하는 숫자는 전세가율입니다. 전세보증금이 집값의 몇 퍼센트인지 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시세 3억5천만 원짜리 빌라에 전세보증금이 3억 원이면 전세가율은 약 86%입니다. 여기에 선순위 근저당이 3천만 원이라도 있으면 체감 위험은 더 커집니다.

아파트는 실거래가 확인이 비교적 쉽지만, 빌라·오피스텔·다가구는 시세 판단이 어렵습니다. 이때 전세금이 매매가와 비슷하게 붙어 있으면 대출 승인 여부와 별개로 조심해야 합니다. 은행에서 대출이 된다는 말은 “이 집이 절대 안전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대출 심사는 금융기관의 손실 가능성을 보는 절차이고, 내 보증금 회수 가능성과 100% 같은 말은 아닙니다.

  • 등기부등본의 갑구·을구 확인
  • 선순위 근저당과 보증금 합계 확인
  • 전입세대열람 가능 여부 확인
  • 다가구라면 다른 세입자 보증금 규모 확인
  •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 확인

특히 다가구주택은 내 방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건물 전체 보증금과 선순위 채권을 봐야 합니다. 상담 현장에서 사고가 났던 사례도 “월세보다 전세가 싸서 들어갔다”가 아니라, 전체 구조를 못 보고 들어간 경우가 많았습니다.

4. 금리 비교는 우대금리보다 최종 적용금리를 봐야 합니다

은행 전세자금대출 안내장을 보면 우대금리가 많이 붙어 있습니다. 급여이체 0.2%, 카드 사용 0.1%, 자동이체 0.1%, 청약 보유 0.1%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막상 적용해보면 일부는 조건을 채우기 어렵고, 일부는 유지 조건이 붙습니다.

예를 들어 A은행이 기본 4.6%에 최대 우대 0.8%라고 해도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우대가 0.3%라면 적용금리는 4.3%입니다. B은행이 기본 4.4%에 우대 0.2%만 가능하면 적용금리는 4.2%입니다. 광고 문구는 A은행이 더 좋아 보이지만 실제 월 이자는 B은행이 낮습니다.

대출 2억 원 기준 금리 0.1%포인트는 연 20만 원입니다. 0.5%포인트면 연 100만 원입니다. 2년이면 200만 원 차이입니다. 그래서 전세대출은 최소 2~3개 은행에서 같은 조건으로 견적을 받아야 합니다. 같은 보증기관, 같은 대출금액, 같은 만기, 같은 상환방식으로 비교해야 숫자가 맞습니다.

5. 계약 전 특약 한 줄이 보증금을 지킵니다

전세자금대출에서 가장 답답한 상황은 계약금까지 넣었는데 대출이 예상보다 적게 나오거나, 보증보험 가입이 안 되는 경우입니다. 이때 계약서에 특약이 없으면 계약금 반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통 계약금은 보증금의 5~10%입니다. 3억 원 전세라면 1,500만~3,000만 원이 걸립니다.

제가 가족에게도 꼭 넣으라고 말하는 문구는 단순합니다. “임차인의 전세자금대출 또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 불가할 경우 계약은 무효로 하며, 임대인은 계약금을 즉시 반환한다”는 취지입니다. 실제 문구는 공인중개사와 조율하되, 대출 불가와 보증 불가를 모두 넣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잔금일에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가능한 한 빠르게 처리해야 하고, 은행 대출 실행 시간도 확인해야 합니다. 집주인이 잔금일 당일 근저당을 말소한다고 했다면 말소 조건, 말소 영수증, 법무사 진행 여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구두 약속만 믿고 잔금을 보내는 건 위험합니다.

전세자금대출 전에 제일 먼저 볼 숫자

전세자금대출을 고를 때 저는 세 가지를 먼저 씁니다. 첫째, 대출금액별 월 이자. 둘째, 전세가율과 선순위 채권. 셋째, 보증보험 가능 여부입니다. 이 세 가지가 괜찮으면 그다음에 금리 0.1~0.2%포인트를 따져도 늦지 않습니다.

전세대출은 잘 쓰면 월세보다 훨씬 유리한 도구입니다. 다만 집을 잘못 고르면 낮은 금리보다 큰 손실이 먼저 옵니다. 대출 한도가 넉넉하게 나온다는 말에 안심하기보다, 그 집에서 2년 뒤 내 보증금이 무리 없이 돌아올지까지 같이 보는 게 더 현실적인 판단입니다.

전세자금대출 받기 전 꼭 계산해야 할 5가지 숫자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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