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대출 받기 전 꼭 계산해야 할 5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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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자금대출 받기 전 꼭 계산해야 할 5가지 숫자

1. 대출 가능액보다 먼저 봐야 할 보증금 비율

얼마 전 상담실에 온 30대 부부가 전세보증금 3억 원짜리 집을 보고 왔다고 했습니다. 은행 앱에서는 전세자금대출이 최대 2억 원까지 가능하다고 나왔고, 본인 자금은 7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될 것 같았죠. 그런데 실제 상담에서는 바로 계약금을 넣지 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은 단순히 “내가 얼마까지 빌릴 수 있느냐”보다 “보증금 중 대출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3억 원에 대출 2억 원이면 대출 비율은 약 66.7%입니다. 여기에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까지 끌어와 자기자금을 맞춘다면 실제 위험은 더 커집니다.

제가 현장에서 권하는 기준은 보수적으로 이렇습니다.

  • 전세보증금 대비 전세대출 비율은 70% 이하가 안정적입니다.
  • 신용대출까지 포함한 총부채 기준으로는 월 소득의 흐름을 다시 봐야 합니다.
  • 계약금 5~10%를 넣기 전, 보증기관 승인 가능성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전세자금대출은 보통 보증기관의 보증을 끼고 나갑니다.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SGI서울보증 등 보증기관에 따라 한도와 심사 기준이 다릅니다. 같은 연봉, 같은 집이어도 어느 보증을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일이 실제로 꽤 많습니다.

2. 금리 0.5% 차이가 만드는 실제 이자 차이

전세자금대출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금리 조금 낮은 곳으로 해주세요”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금리 차이를 감으로만 보면 선택이 흐려집니다. 숫자로 보면 더 선명합니다.

전세자금대출 2억 원을 받았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전세대출은 원금을 매달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방식이 많습니다. 금리가 연 4.0%라면 1년 이자는 800만 원, 월 이자는 약 66만7천 원입니다. 금리가 연 4.5%라면 1년 이자는 900만 원, 월 이자는 75만 원입니다.

0.5%포인트 차이인데 월 부담은 약 8만3천 원, 2년이면 약 200만 원 차이입니다. 1.0%포인트 차이면 2년 동안 약 400만 원입니다. 이 정도면 이사비, 중개보수 일부, 가전 하나 값이 됩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도 숫자로 봐야 합니다

변동금리가 처음에는 낮아 보여도 6개월 또는 12개월마다 금리가 바뀔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정금리는 시작 금리가 조금 높아도 월 납입액 예측이 쉽습니다. 소득이 일정한 직장인, 특히 신혼부부나 외벌이 가구라면 단순 최저금리보다 2년 동안 버틸 수 있는 월 이자 범위를 먼저 잡는 편이 낫습니다.

제가 자주 쓰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월 실수령액이 350만 원인 가구라면 주거 관련 비용, 즉 전세대출 이자와 관리비, 공과금 합계가 100만 원을 계속 넘는 구조는 꽤 빡빡합니다. 여기에 자동차 할부, 보험료, 카드값이 있으면 저축은 거의 남지 않습니다.

3. 소득보다 무서운 건 기존 부채입니다

전세자금대출은 담보대출과 성격이 다르지만, 은행은 신청자의 신용과 상환능력을 봅니다. 연봉이 높아도 기존 대출이 많으면 한도가 줄거나 금리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신용점수도 마찬가지입니다. 1~2등급이라는 옛 표현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신용평점 구간에 따라 은행 내부금리가 달라집니다.

실제 상담에서 연봉 6천만 원인 고객보다 연봉 4천8백만 원인 고객이 더 좋은 조건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전자는 카드론 900만 원과 자동차 할부가 있었고, 후자는 기존 대출이 거의 없었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을 앞두고 특히 조심할 것은 단기성 부채입니다.

  •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금리와 신용평가 양쪽에서 불리합니다.
  • 마이너스통장은 실제 사용액보다 한도 자체가 부담으로 잡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 대출 신청 직전 신용카드 리볼빙을 쓰면 심사에서 좋게 보이기 어렵습니다.

근데 무조건 기존 대출을 다 갚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금 1천만 원을 깨서 금리 3%대 자동차 할부를 갚고, 정작 전세 계약금이 부족해 카드론을 쓰는 식이면 순서가 잘못된 겁니다. 갚을 대출과 남겨둘 현금은 금리, 만기, 필요자금 일정을 같이 놓고 봐야 합니다.

4. 보증보험과 집 상태를 같이 봐야 합니다

전세자금대출에서 은행 한도만 보고 계약하면 위험합니다. 집 자체가 안전한지도 봐야 합니다. 특히 빌라, 오피스텔, 다가구주택은 등기부등본과 선순위 권리관계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은행에서 대출이 나온다고 해서 그 집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이 2억 원인데 집 시세가 2억2천만 원 수준이고, 이미 선순위 근저당이 5천만 원 있다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꽤 불편한 구조입니다. 집값이 조금만 내려가거나 경매로 넘어가면 보증금을 온전히 회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도 계약 전 확인해야 합니다. 가입이 안 되는 집이라면 왜 안 되는지 이유를 따져봐야 합니다. 단순 서류 문제인지, 선순위 채권이나 주택가격 산정 문제인지에 따라 위험도가 다릅니다.

계약 전 최소 확인할 서류

  • 등기부등본 갑구와 을구
  • 건축물대장
  • 전입세대열람 가능 여부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가능성
  • 집주인과 등기상 소유자 일치 여부

상담을 하다 보면 “부동산에서 괜찮다고 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물론 좋은 중개사도 많습니다. 다만 내 보증금은 결국 내가 지켜야 합니다. 전세자금대출 1억5천만 원을 받는다는 건 1억5천만 원의 금융거래와 내 현금을 한 번에 묶는 일입니다.

5. 중도상환수수료와 만기 연장 조건을 놓치면 손해가 납니다

전세자금대출은 2년 뒤가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처음 대출받을 때는 금리와 한도만 보지만, 실제 손해는 중도상환수수료, 연장 조건, 이사 일정에서 생깁니다.

예를 들어 2억 원을 빌렸는데 1년 뒤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기존 대출을 갚고 새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은행과 상품에 따라 면제 조건이나 부과 방식이 다르므로 약정서를 봐야 합니다.

만기 연장도 자동이 아닙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올리거나, 내 소득이 줄었거나, 신용점수가 떨어졌거나, 해당 주택의 조건이 바뀌면 연장 심사에서 변수가 생깁니다. 특히 퇴사, 이직, 사업자 전환을 앞둔 분들은 전세대출 만기와 소득 증빙 시점을 같이 봐야 합니다.

제가 고객에게 자주 권하는 방식은 계약 전 숫자를 한 장에 적어보는 겁니다. 보증금, 자기자금, 대출금, 예상금리, 월 이자, 관리비, 보험료, 카드값, 비상금까지 적으면 무리한 계약인지 바로 보입니다.

  • 보증금 3억 원
  • 자기자금 9천만 원
  • 전세대출 2억1천만 원
  • 연 4.2% 기준 월 이자 약 73만5천 원
  • 관리비와 공과금 25만 원 가정 시 주거비 약 98만5천 원

이 가구의 월 실수령액이 500만 원이면 버틸 수 있는 구조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수령액이 320만 원이고 자동차 할부와 보험료가 크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전세자금대출은 승인 여부보다 승인 이후 24개월 동안 생활이 흔들리지 않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전세는 내 집이 아니지만, 돈의 크기는 내 집만큼 큽니다. 은행 창구에서는 가능한 한도와 금리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출이 내 생활에 맞는지는 결국 가계부 숫자가 말해줍니다. 저는 전세자금대출을 볼 때 “얼마까지 나오나”보다 “그 돈을 빌리고도 현금흐름이 남나”를 먼저 봅니다. 그 순서만 지켜도 무리한 계약은 상당히 줄어듭니다.

전세자금대출 받기 전 꼭 계산해야 할 5가지 숫자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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