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카드 고를 때 손해 줄이는 5가지 기준

얼마 전 상담실에 40대 직장인 고객이 항공 마일리지카드를 들고 오셨습니다. 3년 넘게 열심히 썼는데 막상 가족 여행 항공권을 끊으려니 좌석은 없고, 유류할증료와 세금은 따로 내야 해서 생각보다 이득이 작았다는 얘기였습니다. 이런 경우가 꽤 많습니다. 마일리지카드는 잘 맞으면 쓸 만하지만, 아무 카드나 쓰면 포인트카드보다 못한 결과가 나옵니다.
은행 PB 현장에서 보면 마일리지카드는 ‘비행기를 얼마나 자주 타느냐’보다 ‘내 소비 패턴이 적립 구조와 맞느냐’가 더 중요했습니다. 월 200만 원을 써도 적립 제외가 많으면 실제 마일리지는 적고, 월 80만 원만 써도 해외결제나 항공권 결제가 많으면 효율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1. 연회비는 마일리지 가치로 먼저 환산해야 합니다
마일리지카드는 일반 카드보다 연회비가 높은 편입니다. 국내전용은 3만~5만 원대, 프리미엄 카드는 10만~30만 원 이상도 흔합니다. 문제는 연회비가 비싸다고 무조건 적립률이 좋은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연회비 10만 원짜리 카드가 1,000원당 1마일을 적립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한 달에 100만 원, 1년에 1,200만 원을 쓰면 1만2,000마일입니다. 여기서 연회비 10만 원을 뺀 실질 가치를 봐야 합니다. 항공사와 노선에 따라 다르지만, 국내 소비자가 체감하는 1마일 가치는 대략 10~20원 수준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1만2,000마일은 12만~24만 원 정도의 가치입니다.
겉으로 보면 괜찮아 보입니다. 그런데 적립 제외 항목이 20%만 섞여도 실제 적립은 9,600마일로 줄어듭니다. 여기에 항공권 발권 때 세금과 유류할증료를 별도로 내야 하면 체감 수익은 더 낮아집니다. 그래서 저는 카드 설명을 볼 때 연회비부터 보고, 그다음 ‘연간 얼마를 써야 본전이 나는지’를 계산합니다.
2. 적립률보다 적립 제외 항목이 더 중요합니다
상담하다 보면 고객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적립 제외입니다. 카드 안내장에는 1,000원당 1마일, 해외 2마일처럼 크게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약관을 보면 아파트관리비, 세금, 공과금, 4대 보험, 대학등록금, 상품권, 선불카드 충전, 무이자할부, 각종 페이 충전금액이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사례로 월 카드값이 250만 원인 고객이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고소비자라 마일리지카드가 잘 맞을 것 같았죠. 그런데 내용을 뜯어보니 아파트관리비 35만 원, 국세 납부 50만 원, 상품권 구매 30만 원, 무이자할부 40만 원이 섞여 있었습니다. 적립 대상은 95만 원 정도였습니다. 이런 구조라면 연회비 높은 마일리지카드는 기대만큼 효율이 나오지 않습니다.
- 생활비 대부분이 마트, 병원, 주유, 온라인 쇼핑이면 기본 적립률과 제외 항목을 같이 봐야 합니다.
- 세금, 관리비, 보험료 납부가 많다면 해당 항목 적립 여부가 수익률을 좌우합니다.
- 무이자할부를 자주 쓰면 적립이 빠지는 카드가 많아 일시불 소비자보다 불리할 수 있습니다.
3. 월 사용액 100만 원 미만이면 일반 포인트카드와 비교해야 합니다
마일리지카드는 소비금액이 어느 정도 쌓여야 힘을 냅니다. 월 50만 원 정도 쓰는 분이 연회비 10만 원 이상 카드를 쓰면 회수 기간이 길어집니다. 반대로 일반 포인트카드나 캐시백카드는 0.7~1.5% 수준으로 바로 현금성 혜택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월 70만 원, 연 840만 원을 쓰고 1,000원당 1마일을 받으면 8,400마일입니다. 1마일을 15원으로 잡으면 12만6,000원 가치입니다. 연회비가 8만 원이면 남는 가치는 4만6,000원입니다. 여기에 적립 제외가 20% 있으면 6,720마일, 약 10만800원 가치로 내려갑니다. 연회비를 빼면 2만 원 남짓입니다.
같은 소비를 1% 캐시백 카드로 쓰면 8만4,000원이 바로 돌아옵니다. 항공권 좌석을 찾을 필요도 없고, 사용처 제한도 적습니다. 그래서 월 사용액이 100만 원 미만이고 해외여행도 1~2년에 한 번 정도라면 마일리지카드가 항상 우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4. 항공권 발권 가능성이 낮으면 마일리지는 숫자로만 남습니다
마일리지는 적립보다 사용이 더 어렵습니다. 특히 성수기 가족 여행은 원하는 날짜에 보너스 항공권 좌석을 잡기 쉽지 않습니다. 1인 여행이나 비수기 여행은 상대적으로 유리하지만, 4인 가족이 방학에 맞춰 움직이면 체감 난도가 올라갑니다.
또 하나는 마일리지 항공권도 무료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보너스 항공권을 발권해도 세금, 공항이용료, 유류할증료는 별도입니다. 장거리 노선은 이 금액이 수십만 원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일리지카드를 고를 때는 ‘언젠가 여행 가겠지’보다 최근 2~3년 안에 실제로 항공권을 쓸 계획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저라면 이런 분들에게는 마일리지카드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봅니다. 해외출장이 있거나, 1년에 한 번 이상 국제선을 타거나, 특정 항공사 이용이 반복되거나, 좌석 일정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분들입니다. 반대로 여행 일정이 늘 성수기이고 가족 단위 이동이 많으며 현금흐름이 빡빡한 분이라면 캐시백형 카드가 마음 편할 수 있습니다.
5. 부가서비스는 실제로 쓰는 것만 돈입니다
프리미엄 마일리지카드는 공항 라운지, 발레파킹, 호텔 할인, 여행자보험, 바우처 같은 서비스를 붙입니다. 안내장만 보면 연회비가 금방 회수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쓰지 않으면 0원입니다.
예를 들어 연회비 20만 원 카드에 공항 라운지 연 2회, 항공권 할인 바우처 10만 원, 호텔 할인 혜택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출국을 1년에 한 번 이상 하고 바우처 조건이 맞으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항공권을 특정 여행사나 카드사 채널에서만 사야 하거나, 최소 결제금액 조건이 붙으면 활용률이 확 떨어집니다.
카드사는 혜택을 크게 보이게 설계합니다. 소비자는 내가 실제로 쓰는 혜택만 계산해야 합니다. 라운지 1회 이용권을 3만 원 가치로 잡더라도 공항에 일찍 가지 않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없습니다. 발레파킹도 자차로 공항에 가지 않으면 숫자만 남습니다.
실제 선택 기준은 이렇게 잡는 편이 낫습니다
마일리지카드를 고를 때 저는 먼저 최근 6개월 카드명세서를 봅니다. 총 사용액이 아니라 적립 가능한 사용액을 따로 봅니다. 그다음 연회비, 적립률, 제외 항목, 항공권 사용 가능성을 차례로 계산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나는 마일리지카드보다 캐시백카드가 낫다’는 답을 얻습니다.
- 월 적립 가능 사용액이 100만 원 이상인지 확인합니다.
- 세금, 관리비, 보험료, 상품권, 무이자할부 비중을 따로 봅니다.
- 마일리지를 2년 안에 쓸 항공 계획이 있는지 따집니다.
- 연회비를 뺀 뒤에도 일반 캐시백카드보다 나은지 계산합니다.
- 부가서비스는 내가 실제로 쓴 금액만 가치로 인정합니다.
솔직히 마일리지카드는 멋있어 보이는 카드입니다. 공항, 라운지, 항공권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체감 만족도도 있습니다. 다만 재무설계 관점에서는 멋보다 회수율을 먼저 봐야 합니다. 내 소비가 카드 약관과 맞아떨어지고, 마일리지를 실제 항공권으로 바꿀 계획이 분명하다면 충분히 쓸 만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단순한 1% 캐시백이 더 좋은 선택일 때도 많습니다. 금융상품은 복잡할수록 내 손에 남는 돈을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