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대출 고르기 전 반드시 계산할 5가지 숫자

얼마 전 전세 재계약을 앞둔 30대 부부 상담을 했는데, 두 분은 금리 0.3%p 차이를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출금이 2억 원이면 0.3%p는 1년에 60만 원입니다. 2년 계약이면 120만 원이고, 중간에 금리가 오르면 체감 부담은 더 커집니다. 전월세대출은 상품 이름보다 숫자를 먼저 봐야 합니다.
은행 창구에서는 보통 “한도는 얼마까지 나옵니다”라는 말이 먼저 나옵니다. 근데 실제 가계에는 한도보다 월 이자, 보증료, 중도상환수수료, 연장 조건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전세대출은 만기일시상환 구조가 많아서 원금이 줄지 않습니다. 매달 이자만 내다가 만기 때 보증금 반환과 대출 상환이 동시에 맞물립니다. 그래서 처음 계약서 쓰기 전에 대출 구조를 같이 봐야 손해가 줄어듭니다.
1. 정책대출 가능 여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전월세대출을 볼 때 제일 먼저 확인할 것은 은행별 우대금리가 아니라 정책대출 자격입니다. 대표적으로 버팀목 전세자금, 청년전용 버팀목, 신혼부부 전용, 신생아 특례 전세자금 같은 상품이 있습니다. 2026년 7월 기준으로 정책성 전세대출은 소득, 자산, 무주택, 보증금, 전용면적 조건이 붙는 대신 시중은행 전세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2억 원을 빌린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연 2.5%면 월 이자는 약 41만7천 원입니다. 연 4.0%면 월 이자는 약 66만7천 원입니다. 월 차이는 25만 원, 2년이면 600만 원입니다. 이 정도면 이사비, 중개보수, 가전 교체비가 한 번에 날아가는 금액입니다.
- 일반 버팀목: 소득과 자산 기준을 충족하는 무주택 세대주 중심
- 청년전용 버팀목: 만 19~34세 청년층에게 한도와 금리 조건이 유리한 편
- 신혼부부 전용: 혼인 기간, 소득 기준, 보증금 기준을 함께 봐야 함
- 신생아 특례: 출산 가구라면 일반 전세대출보다 먼저 검토할 가치가 큼
다만 정책대출은 “좋다”보다 “내가 되는지”가 먼저입니다. 부부합산 소득이 기준을 넘거나, 보유 자산이 초과되거나, 계약하려는 집의 보증금이 기준보다 높으면 신청 자체가 막힐 수 있습니다. 상담 현장에서는 소득은 맞는데 보증금 기준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2. 한도는 보증금 80%만 보면 안 됩니다
전월세대출 광고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숫자가 “보증금의 최대 80%”입니다. 그런데 이 문구만 믿고 계약금을 넣으면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 한도는 보증금 비율, 상품별 최고한도, 보증기관 심사, 개인 소득, 기존 대출, 신용점수, 임차주택 조건이 함께 걸립니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 3억 원 집을 계약한다고 해보겠습니다. 보증금의 80%는 2억4천만 원입니다. 하지만 상품 최고한도가 2억 원이면 실제 가능액은 2억 원에서 멈춥니다. 여기에 기존 신용대출이 크거나 카드론 이력이 있으면 은행 심사에서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계약 전 최소한 이 4가지는 확인해야 합니다
- 내 소득 기준으로 가능한 대출 원금
- 해당 주택이 보증기관 심사 대상인지 여부
- 보증금의 몇 %까지 인정되는지
- 잔금일 전에 대출 실행이 가능한 일정인지
특히 월세 보증금 대출이나 반전세 형태는 계산이 더 까다롭습니다. 월세가 높으면 은행이 보는 상환 여력이 달라지고, 일부 상품은 월세 계약 구조에서 제한이 생깁니다. 그래서 전월세대출은 부동산 계약서 쓰기 전 가심사부터 받아두는 게 낫습니다. 계약금 5%를 넣은 뒤 대출이 부족하면 협상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3. 금리는 ‘최저금리’보다 실제 적용금리를 봐야 합니다
은행 앱이나 비교 사이트에서 보이는 최저금리는 말 그대로 가장 좋은 조건을 다 채웠을 때의 숫자입니다. 급여이체, 카드 사용, 자동이체, 적금 가입, 신용점수, 보증기관, 대출 기간에 따라 실제 금리는 달라집니다. 솔직히 상담하다 보면 최저금리 그대로 받는 분보다 0.3~0.8%p 높게 나오는 분이 더 많습니다.
전월세대출에서 금리 1%p 차이는 작지 않습니다. 1억 원당 연 100만 원입니다. 2억5천만 원이면 연 250만 원, 월 약 20만8천 원입니다. 그래서 은행 1곳만 보고 결정하기보다 최소 2~3곳은 비교해야 합니다. 특히 같은 보증기관을 쓰더라도 은행별 가산금리와 우대조건이 다를 수 있습니다.
- 변동금리: 처음 금리가 낮아 보일 수 있지만 기준금리 변동에 따라 이자가 바뀜
- 고정 또는 혼합형: 초반 금리가 조금 높아도 예산 관리가 쉬울 수 있음
- 우대금리: 조건을 유지하지 못하면 중간에 금리가 올라갈 수 있음
- 보증료: 금리와 별도로 나가는 비용이라 총비용에 넣어야 함
제가 보는 방식은 단순합니다. “월 이자 + 보증료 월 환산액 + 우대조건 유지 비용”을 합쳐 봅니다. 예를 들어 금리를 낮추려고 신용카드를 매달 50만 원 써야 한다면, 원래 쓰지 않던 소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금리 0.1%p 아끼려다 소비가 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집니다.
4. 보증기관 선택이 승인과 비용을 가릅니다
시중은행 전세대출은 보통 HF, HUG, SGI 같은 보증기관과 연결됩니다. 이름은 비슷해 보여도 심사 방식과 비용 구조가 다릅니다. HF는 소득 기반 심사 성격이 강하고, HUG는 주택과 보증금 반환 안정성을 더 꼼꼼히 보는 편입니다. SGI는 상대적으로 고액 전세나 조건이 애매한 사례에서 선택지가 되지만 보증료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예전에 연소득 5천만 원 직장인이 4억 원 전세를 알아본 사례가 있었습니다. 본인은 보증금 80%인 3억2천만 원까지 기대했지만, 실제 심사에서는 소득 대비 한도가 부족했습니다. 반대로 소득은 충분한데 집의 권리관계 때문에 보증이 어려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월세대출은 사람만 보는 게 아니라 집도 봅니다.
- 등기부등본에 선순위 근저당이 큰 집은 보증 심사에서 불리할 수 있음
- 다가구주택은 다른 세입자 보증금까지 확인이 필요할 수 있음
-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가능 여부는 기본 중의 기본
- 집주인 동의나 질권설정 관련 절차가 필요한 상품도 있음
은행에서 대출 승인이 난다고 해서 보증금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대출 가능과 보증금 회수 안정성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이 부분을 헷갈리면 금리는 낮게 받았는데 더 큰 위험을 안게 됩니다.
5. 재계약과 이사 시점까지 계산해야 합니다
전월세대출은 처음 받을 때보다 연장할 때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득이 올랐거나, 혼인·출산·세대분리로 조건이 바뀌었거나, 집값과 전세가율이 변하면 연장 심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정책대출은 연장 시점에 자격과 금리가 다시 확인됩니다.
월세에서 전세로 옮기는 분들은 “월세를 아끼니까 무조건 이득”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계산은 조금 더 차분해야 합니다. 보증금 2억 원을 연 4%로 빌리면 월 이자는 약 66만7천 원입니다. 기존 월세가 70만 원이었다면 겉보기에는 비슷합니다. 여기에 보증료, 이사비, 중개보수, 관리비 차이까지 넣으면 실제 절감액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월세 100만 원을 내던 분이 2억 원 전세대출을 연 3.5%에 받으면 월 이자는 약 58만3천 원입니다. 이 경우에는 비용 차이가 꽤 납니다. 다만 그 집의 보증금 회수 위험이 크다면 싼 이자만 보고 들어가면 안 됩니다. 금융비용과 주거 안정성을 같이 봐야 합니다.
- 잔금일 최소 4주 전에는 대출 가능성을 확인
- 계약서 특약에 대출 불가 시 계약금 반환 조건을 협의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를 계약 전 확인
- 2년 뒤 연장 가능성과 금리 상승 시 월 이자를 같이 계산
제가 가족에게 전월세대출을 권한다면 순서는 분명합니다. 먼저 정책대출 자격을 보고, 그다음 보증기관과 은행별 실제 적용금리를 비교합니다. 그 집의 권리관계와 반환보증 가능 여부를 확인합니다. 대출이 많이 나오는 집보다, 2년 뒤에도 불안하지 않은 집이 더 좋은 선택일 때가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