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받기 전 꼭 계산해야 할 5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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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받기 전 꼭 계산해야 할 5가지 숫자

얼마 전 상담실에서 30대 맞벌이 부부가 전세대출 한도 조회 결과를 들고 왔습니다. 은행 앱에는 2억 8천만원까지 가능하다고 나왔는데, 막상 월 이자를 계산해보니 표정이 바로 달라졌습니다. 한도는 크게 보이지만 매달 빠져나가는 돈은 생각보다 냉정합니다.

전세대출은 집을 사는 대출보다 가볍게 느끼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 상담에서는 전세대출 때문에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 카드값까지 줄줄이 막히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대출금이 내 통장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집주인에게 가기 때문에 체감이 약할 뿐, 내 신용과 현금흐름에는 분명한 부채로 남습니다.

1. 한도보다 먼저 볼 숫자는 월 이자입니다

전세대출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얼마까지 나와요?’입니다. 그런데 저는 늘 순서를 바꿔 묻습니다. ‘매달 얼마까지 부담해도 생활이 흔들리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전세대출 2억원을 연 4.0% 금리로 받으면 단순 계산 월 이자는 약 66만7천원입니다. 금리가 연 4.8%라면 월 80만원입니다. 같은 2억원인데 금리 0.8%p 차이로 매달 13만원 넘게 벌어집니다. 2년이면 320만원 안팎입니다.

은행 앱의 예상 한도는 출발점일 뿐입니다. 실제 승인에서는 소득, 기존 대출, 보증기관 심사, 임차주택 권리관계, 임대인 조건이 같이 들어갑니다. 특히 신용대출이나 카드론이 있으면 전세대출 한도는 나와도 금리가 높아지는 일이 있습니다.

2. HF, HUG, SGI는 같은 전세대출이 아닙니다

전세대출은 보통 은행 돈에 보증기관 보증이 붙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보증기관이 어디냐에 따라 심사 포인트가 달라집니다.

  • HF는 차주의 소득과 신용, 상환능력을 상대적으로 많이 봅니다.
  • HUG는 집 자체의 안전성, 선순위채권, 반환보증 가능 여부가 더 중요해지는 편입니다.
  • SGI는 고가 전세나 일부 조건에서 선택지가 되지만 금리와 보증료를 같이 봐야 합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일반 전세자금보증은 임차보증금 기준이 수도권 7억원, 그 외 지역 5억원 이하로 제시되고, 보증 한도는 최대 4억원 수준입니다. 다만 이 숫자가 곧 내 대출 가능액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보증 가능액과 은행 대출 승인액은 다를 수 있습니다.

HUG 전세금안심대출보증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과 대출보증 성격이 함께 붙는 구조라, 집의 선순위 부담이 크면 처음부터 막힐 수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기준으로 일반 가구는 전세보증금의 80% 이내, 청년·신혼부부 등은 90% 이내가 언급되지만, 주택가격과 선순위채권을 반영한 한도에서 다시 걸러집니다.

3. 금리 0.3%p보다 보증료와 조건이 더 클 때도 있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금리만 보고 은행을 고르는 분이 많습니다. 물론 금리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전세대출은 금리표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보증료, 중도상환수수료, 우대금리 유지 조건, 급여이체 조건, 카드 사용 조건까지 봐야 실제 비용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A은행 금리가 연 3.9%, B은행 금리가 연 4.1%라고 해도 A은행 우대금리가 카드 사용과 자동이체 조건을 전제로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조건을 못 맞추면 금리가 다시 올라가고, 2년 동안 체감 비용은 처음 안내받은 숫자와 달라집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서는 은행별 전세자금대출 평균금리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평균금리는 말 그대로 평균입니다. 내 신용점수, 소득 안정성, 보증기관, 전세 목적물에 따라 실제 제안 금리는 달라집니다. 저는 평균금리를 방향 확인용으로만 쓰고, 최종 판단은 최소 2곳 이상 실제 조회 결과로 비교하라고 말합니다.

4. 계약서 쓰기 전 확인할 6가지

전세대출은 대출 심사보다 계약서가 먼저 나가는 경우가 많아 더 조심해야 합니다. 계약금 5%를 넣고 나서 대출이 안 나오면 난감합니다. 그래서 계약 전에는 아래 항목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등기부등본의 근저당, 가압류, 압류 여부
  • 전세보증금과 선순위채권 합계가 집값 대비 과하지 않은지
  • 임대인이 개인인지 법인인지, 신탁등기 여부가 있는지
  •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주택인지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가능한 물건인지
  • 계약서 특약에 대출 불승인 시 계약금 반환 문구가 들어가는지

특히 신탁등기, 법인 임대인, 다가구주택은 한 번 더 확인해야 합니다. 다가구는 내 보증금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까지 선순위 부담으로 잡힐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깨끗해 보여도 보증기관 심사에서 걸리는 일이 있습니다.

5. 제 가족이라면 이렇게 빌립니다

제가 가족에게 조언한다면 전세대출은 가능한 한 ‘최대한도’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받으라고 합니다. 전세 3억원 집에서 자기자금 8천만원, 대출 2억2천만원이 가능하더라도 생활비 비상금이 3개월치밖에 없다면 대출 구조를 다시 봅니다.

월 이자는 월소득의 15% 안쪽이면 비교적 안정적이고, 20%를 넘으면 다른 지출을 꽤 줄여야 합니다. 여기에 관리비, 보험료, 자동차 할부, 부모님 지원금, 아이 교육비가 붙으면 숫자는 금방 빡빡해집니다.

정책성 버팀목 계열은 조건이 맞으면 먼저 확인할 만합니다. 청년, 신혼부부, 자녀가 있는 가구는 일반 은행 전세대출보다 금리 부담이 낮을 수 있습니다. 다만 소득, 순자산, 무주택, 보증금, 면적 조건이 맞아야 하고, 기금 대출은 접수일 기준으로 심사 기준이 달라질 수 있어 계약 전에 수탁은행 확인이 필요합니다.

전세대출은 싸게 빌리는 것보다 안전하게 돌려받는 구조가 먼저입니다. 금리가 조금 낮아도 반환보증이 어려운 집이라면 저는 권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0.2%p 높아도 권리관계가 깨끗하고 보증 가입이 되는 집이면 마음 편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전세는 수익을 내는 투자가 아니라 내 보증금을 지키며 사는 계약입니다. 그 기준을 잊지 않는 쪽이 대체로 손해가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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