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대출 받기 전 따질 5가지 숫자

급여일을 열흘 앞두고 100만 원이 급하다는 상담을 자주 받습니다. 그때 고객이 먼저 보는 숫자는 대출 한도입니다. 저는 갚는 날짜부터 확인합니다. 같은 100만 원이라도 2주 뒤에 갚을 수 있는지, 다음 달에도 잔액이 남을지에 따라 적절한 선택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1. 연이율보다 실제 이용일수를 먼저 적습니다
단기대출의 이자는 대체로 빌린 금액과 연이율, 이용일수로 계산합니다. 계산을 단순화하면 ‘대출금 × 연이율 × 이용일수 ÷ 365’입니다. 100만 원을 연 18%로 14일 쓰면 이자는 약 6,904원, 30일 쓰면 약 14,795원입니다. 금액이 작아 보여도 30일마다 같은 대출을 반복하면 비용은 계속 붙습니다. 실제 청구액은 카드사별 이용기간과 결제일, 원 단위 처리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KB국민카드가 안내하는 단기카드대출, 흔히 말하는 현금서비스의 금리 범위는 2026년 5월 기준 연 5.90~19.95%입니다. 이 범위는 모든 고객에게 적용되는 금리가 아닙니다. 신청 화면에 표시되는 본인 금리와 결제 예정일을 확인해야 이자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한도가 300만 원이라고 해서 필요한 100만 원보다 더 빌릴 이유도 없습니다. 연 18%로 30일을 쓴다면 추가로 빌린 100만 원마다 이자가 약 1만 4,795원 늘어납니다.
2. 30일 비용은 수수료까지 합쳐 비교합니다
상담에서 흔한 실수는 은행 신용대출의 금리와 카드대출의 금리만 나란히 놓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30일 쓰고, 은행 대출 금리가 연 7%, 단기카드대출 금리가 연 18%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단순 계산 이자는 각각 약 5,753원과 1만 4,795원으로, 차이는 약 9,042원입니다. 여기까지 보면 은행 대출이 저렴합니다.
그런데 은행 대출을 30일 만에 갚을 때 중도상환수수료 0.5%, 즉 5,000원이 실제로 붙는 조건이라면 비용 차이는 약 4,042원으로 줄어듭니다. 이 수수료율은 비교를 위한 가정이며, 상품마다 부과 여부와 계산 방식이 다릅니다. 반대로 은행 대출에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면 이 예시에서는 은행 쪽의 이자 차이가 그대로 남습니다. 실행 전 상품설명서에서 중도상환수수료와 인지세 등 본인이 부담할 비용을 확인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대출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도 숫자로 적어두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내일 결제해야 하는 돈이라면 며칠 뒤 실행되는 대출은 금리가 낮아도 당장의 자금 공백을 메우지 못합니다. 다만 급하다는 이유만으로 첫 화면의 한도를 전부 쓰면 다음 결제일 부담까지 커집니다.
3. 결제일에 원금을 갚을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단기카드대출은 카드 결제일에 갚아야 할 금액이 한꺼번에 잡힙니다. 이번 달 생활비가 이미 빠듯한데 카드대금까지 겹치면, 다음 달에 다시 현금서비스를 쓰는 식으로 빚이 이어지기 쉽습니다. 100만 원을 빌리기 전에 급여에서 월세·기존 대출 상환액·카드대금·생활비를 뺀 금액이 100만 원을 넘는지 계산해야 합니다. 이 숫자가 부족하다면 ‘한 달만 쓰겠다’는 계획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단기카드대출과 카드론도 구분해야 합니다. 카드론은 여러 달에 걸쳐 갚는 방식 등을 선택할 수 있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매달 납입액이 작아 보여도 총이자는 늘 수 있습니다. 카드대금의 일부만 다음 달로 넘기는 리볼빙은 대출 원금을 없애 주는 방식이 아닙니다. 매달 최소금액만 내는 상황이라면 남은 잔액과 적용 금리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신용점수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KB국민카드는 단기카드대출 실행 때 개인신용평점이 하락할 수 있고, 신용공여 형태에 따라 하락 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다만 ‘한 번 쓰면 몇 점 떨어진다’는 식의 고정된 숫자는 없습니다. 가까운 시일에 전세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계획이라면, 소액을 잠깐 빌리는 결정도 기존 부채와 함께 검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4. 소액이라면 가능한 대안을 먼저 비교합니다
연체가 없고 소득 증빙이 가능하다면 거래 은행의 소액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조건부터 확인할 만합니다. 마이너스통장은 한도가 아니라 실제 사용한 금액과 기간에 대해 이자를 계산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지만, 계좌를 열어두면 필요 이상으로 오래 쓰기 쉽습니다. 금리, 한도, 만기, 중도상환수수료를 같은 금액과 같은 상환일로 맞춰 비교해야 합니다.
저신용·저소득으로 일반 금융회사 이용이 어렵다면 서민금융진흥원의 불법사금융예방대출 대상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안내 기준은 신용평점 하위 20%이면서 연소득 3,500만 원 이하인 사람 등이며, 한도는 1인당 최대 100만 원입니다. 일반 금리는 연 12.5%, 사회적배려대상자는 연 9.9%이고 2년 동안 원리금을 나눠 갚습니다. 금융교육 이수 또는 복지멤버십 가입 등의 요건도 있으므로, 오늘 바로 필요한 돈을 누구나 즉시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연체 여부와 자금 용도에 따라 이용 가능 금액도 달라집니다.
빌릴 금액이 며칠치 생활비라면 대출 신청 전에 지출 시점을 조정할 여지가 있는지도 봅니다. 납부처에 분할납부나 납기 조정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해지 손실이 작은 예금이 있다면 그 비용과 대출이자를 비교하는 식입니다. 예금을 깰 때 포기하는 이자가 3,000원인데 대출 비용이 1만 원이라면, 대출이 항상 유리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예금 해지로 큰 우대금리를 잃는다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5. 신청 화면에서 네 줄을 확인합니다
제가 상담할 때 맞춰 보는 숫자는 네 가지입니다. 실제 입금액, 적용 연이율, 첫 상환일, 그날 갚아야 할 총액입니다. 여기에 중도상환수수료가 붙는 상품이라면 조기 상환 시 총액도 따로 계산합니다. 광고의 ‘최저 금리’보다 본인에게 제시된 약정 조건이 훨씬 중요합니다.
100만 원이 필요하고 14일 뒤 확실히 갚을 수 있다면 14일 비용으로 비교하면 됩니다. 다음 달에도 원금이 남을 가능성이 있다면 처음부터 두세 달의 상환액과 총이자를 계산해야 합니다. 제가 가족에게 권하는 기준도 같습니다. 빌릴 수 있는 한도보다, 정해진 날짜에 생활비를 남기고 갚을 수 있는 금액을 먼저 잡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