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통합대출 전에 따질 4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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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통합대출 전에 따질 4가지 숫자

상담실에서 여러 건의 대출을 하나로 묶고 싶다는 말을 들으면, 저는 먼저 월 납입액보다 남은 이자를 묻습니다. 매달 빠져나가는 돈이 줄어도 상환 기간이 길어지면 결국 더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채무통합대출은 흩어진 빚을 관리하기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이름만으로 이자 절감이 보장되는 상품은 아닙니다.

1. 새 금리보다 남은 총이자를 먼저 봅니다

계산을 위해 대출 잔액이 총 3,000만 원이고, 연 12% 금리로 앞으로 36개월을 갚아야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원리금균등상환이라면 월 납입액은 약 99만 6,000원, 남은 이자는 약 587만 원입니다. 이를 연 8%의 36개월 대출로 갈아타면 월 약 94만 원, 이자는 약 384만 원입니다. 같은 기간을 유지해 이자 약 203만 원을 아끼는 셈입니다.

그런데 연 8%라는 같은 금리로 기간을 60개월로 늘리면 월 납입액은 약 60만 8,000원까지 내려갑니다. 당장은 숨통이 트이지만 총이자는 약 650만 원입니다. 기존 대출을 그대로 갚을 때보다 약 63만 원을 더 내는 계산입니다. 이 숫자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며, 실제 금액은 각 대출의 남은 원금과 기간, 상환 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출이 여러 건이라면 금리를 단순히 더해 평균을 내서는 안 됩니다. 각 대출의 잔액, 적용 금리, 남은 개월 수, 월 납입액을 적고 현재대로 갚을 때의 남은 이자를 합산해야 합니다. 새 대출의 총이자와 비교할 기준은 그 금액입니다. 이미 낸 이자는 갈아타도 돌려받을 수 없으니 계산에 섞지 않는 게 맞습니다.

2. 갈아타는 비용과 새 한도를 확인합니다

위의 36개월 갈아타기에서 이자 차이는 약 203만 원입니다. 기존 대출을 갚을 때 중도상환수수료가 30만 원 든다고 가정하면 절감액은 약 173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여기에 새 대출의 보증료나 인지세 등 본인이 부담할 비용이 있다면 더 빼야 합니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대출도 있으므로, 예상액은 각 금융회사에 상환 예정일 기준으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새 대출 승인이 나더라도 기존 채무 전액을 갚을 만큼 한도가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3,000만 원을 묶으려는데 2,000만 원만 승인되면 고금리 대출 1,000만 원은 그대로 남습니다. 이때는 새 대출만 따로 계산하지 말고, 남은 대출까지 합친 월 납입액과 총이자를 다시 봐야 합니다. 금융위원회가 설명하는 DSR도 소득에 견줘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을 보는 지표입니다. 소득과 기존 채무, 금융회사 심사 기준에 따라 승인 여부와 한도는 달라집니다.

3. 어떤 빚부터 갚을지 순서를 정합니다

모든 대출을 한꺼번에 옮기는 것이 늘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금리가 낮고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대출까지 새 장기 대출에 넣으면, 그 부분에서 낼 이자가 오히려 늘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높고 상환 기간이 많이 남은 대출은 먼저 대환할 때 절감 효과가 클 수 있습니다. 같은 금리라면 중도상환 비용이 적은 쪽부터 검토할 여지도 있습니다.

제가 권하는 비교 순서는 간단합니다.

  • 기존 대출별 잔액·금리·남은 기간·상환 방식을 적습니다.
  • 각 대출의 상환 예정일 기준 중도상환 비용을 확인합니다.
  • 새 대출의 금리·기간·월 납입액·총이자와 부대비용을 적습니다.
  • 일부만 대환할 경우 남는 대출까지 합쳐 다시 계산합니다.

대출을 옮긴 뒤 예전 한도대출이나 카드대출을 다시 쓰면 채무 총액이 금세 늘어납니다. 갈아타기로 줄어드는 돈을 생활비로 모두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새 대출의 월 납입액을 오래 감당할 수 있는지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4. 상환이 버거우면 대출 외의 선택지도 봅니다

연체가 시작됐거나 새 대출의 월 납입액조차 감당하기 어렵다면, 더 긴 만기의 대출로 옮기는 것만으로 문제가 풀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연체 상태에 따라 신속채무조정, 사전채무조정, 개인워크아웃 상담을 제공합니다. 서민금융진흥원에서도 자격에 맞는 정책서민금융과 채무조정 연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원 대상과 조정 내용은 개인별로 다르므로 승인이나 이자 감면을 미리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상담하다 보면 ‘채무통합대출 승인 보장’이나 ‘정부 지원 대환 확정’이라는 말만 믿고 서류를 보내려는 분도 있습니다. 특정 업체가 제시한 조건이라면 실제 대출을 취급하는 금융회사 이름, 약정서의 금리와 상환 기간, 선납을 요구하는 비용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대출을 받기 위해 먼저 돈을 보내라는 요구에는 응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채무통합대출이 잘 맞는 경우는 분명 있습니다. 비용을 빼고도 남은 이자가 줄고, 매달 낼 돈도 소득 안에서 감당할 수 있을 때입니다. 월 납입액이 크게 낮아졌다는 말보다 마지막 납입일까지 얼마를 내는지가 제 가족의 대출을 고를 때도 가장 먼저 볼 숫자입니다.

채무통합대출 전에 따질 4가지 숫자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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