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대출 받기 전 따져야 할 5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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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대출 받기 전 따져야 할 5가지 숫자

얼마 전 상담실에 40대 자영업자 한 분이 오셨습니다. 카드론 금리가 연 16%대까지 올라가니 P2P대출로 갈아타면 낫지 않겠느냐는 이야기였습니다. 서류상으로는 P2P대출 금리가 연 12.5%라서 좋아 보였는데, 플랫폼 이용료와 중도상환 조건을 넣어 계산해보니 실제 부담은 생각보다 작지 않았습니다. P2P대출은 잘 쓰면 은행권 문턱에서 밀린 분에게 숨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숫자를 덜 보고 들어가면 카드론보다 애매한 선택이 되기도 합니다.

1. P2P대출은 은행 대출이 아니라 투자자 돈을 빌리는 구조입니다

P2P대출은 지금은 보통 온라인투자연계금융이라고 부릅니다. 플랫폼이 차입자와 투자자를 연결하고, 투자자가 모은 돈이 차입자에게 나가는 방식입니다. 은행처럼 예금으로 조달한 돈을 빌려주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래서 심사 방식, 실행 속도, 금리 산정, 상환 관리가 은행과 다릅니다.

이 차이를 모르면 기대가 어긋납니다. 은행 신용대출이 연 6~8%에서 거절된 사람이 P2P대출에서 연 8%를 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플랫폼이 중신용자나 담보성 대출을 다루긴 하지만, 투자자에게 설명 가능한 위험 프리미엄이 붙습니다. 신용점수 700점대 중반, 기대출 4천만 원, 연소득 5천만 원인 직장인이 은행에서 한도 부족으로 밀렸다면 P2P에서 연 10~15% 구간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보가 있으면 조건이 달라지지만, 담보 평가와 선순위 채권을 같이 봐야 합니다.

2. 금리는 이자만 보면 안 되고 수수료까지 넣어야 합니다

P2P대출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숫자가 수수료입니다. 법정 최고금리는 연 20%이고, 차입자에게 받는 플랫폼 수수료는 원칙적으로 이 최고금리 산정에 포함됩니다. 다만 담보권 설정비, 신용조회비처럼 거래 체결과 변제에 필요한 일부 부대비용은 별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품 설명서에서 금리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1천만 원을 12개월 원리금균등으로 빌린다고 하겠습니다. 표시 금리가 연 13%라면 월 상환액은 대략 89만 원 안팎입니다. 여기에 플랫폼 수수료가 원금의 2%로 선취된다면 손에 쥐는 돈은 980만 원인데 갚는 기준은 1천만 원입니다. 체감 금리는 올라갑니다. 상담 현장에서는 이 20만 원을 대수롭지 않게 보는 분들이 많은데, 단기 대출일수록 선취 수수료의 영향은 큽니다.

  • 표시 금리: 연 몇 %인지 확인
  • 플랫폼 수수료: 선취인지, 월 분할인지 확인
  • 부대비용: 담보 설정비, 감정비, 말소비용 발생 여부 확인
  • 중도상환수수료: 몇 개월 안에 갚을 때 얼마인지 확인

3. 은행·카드론·P2P대출을 같은 금액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대출 비교는 같은 금액, 같은 기간, 같은 상환 방식으로 맞춰야 의미가 있습니다. 2천만 원을 24개월 동안 갚는 조건이라면 은행 신용대출, 저축은행, 카드론, P2P대출을 모두 2천만 원·24개월로 놓고 월 상환액과 총이자를 비교해야 합니다. 어떤 상품은 만기일시상환이라 월 부담이 낮아 보이고, 어떤 상품은 원리금균등이라 월 부담이 높아 보입니다. 그런데 만기일시상환은 끝에 원금이 한 번에 옵니다.

제가 자주 쓰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2천만 원을 빌렸을 때 연 9%와 연 15%의 차이는 1년이면 대략 120만 원입니다. 월로 나누면 10만 원 정도입니다. 급한 돈 앞에서는 월 10만 원이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카드값, 보험료, 기존 대출 상환액이 있는 가계에서는 이 10만 원이 연체를 가르는 선이 됩니다.

갈아타기라면 기존 대출 비용도 같이 봐야 합니다

카드론을 P2P대출로 대환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새 대출 금리만 보지 말고 기존 대출의 남은 기간, 중도상환수수료, 신용점수 변동 가능성을 같이 봐야 합니다. 카드론 연 17%를 P2P 연 13%로 바꾸면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플랫폼 수수료 2%, 기존 대출 일부 상환 후 다시 한도가 열리면서 카드 사용이 늘어나는 습관까지 겹치면 총부채는 줄지 않습니다. 대환의 목적은 금리 인하가 아니라 원금 감소여야 합니다.

4. 이런 경우에는 P2P대출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P2P대출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맞지 않는 사람이 분명히 있습니다. 첫째, 3개월 안에 갚을 돈인데 선취 수수료가 큰 경우입니다. 둘째, 소득이 불규칙한데 원리금균등 상환액이 빠듯한 경우입니다. 셋째, 이미 대부업이나 연체 이력이 있어 추가 대출이 생활비 부족을 잠깐 미루는 용도일 때입니다. 이때는 새 대출보다 채무조정, 지출 구조 조정, 카드 리볼빙 차단이 먼저입니다.

담보형 P2P대출도 조심해야 합니다. 부동산 담보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대출은 아닙니다. 선순위 채권이 얼마인지, 담보인정비율이 몇 %인지, 감정가가 실제 매각 가능 가격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봐야 합니다. 차입자 입장에서는 담보권 설정과 해지 비용도 부담입니다. 특히 사업자금으로 짧게 쓰려는 분들은 매출 입금일과 상환일이 맞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5. 신청 전에는 이 6개만 확인해도 실수가 줄어듭니다

  • 업체가 금융당국에 등록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인지 확인합니다.
  • 대출금리와 플랫폼 수수료를 합친 실제 부담률을 계산합니다.
  • 내 계좌에 실제 입금되는 금액과 상환 기준 원금을 구분합니다.
  • 중도상환수수료와 조기상환 가능 시점을 확인합니다.
  • 연체이자율이 약정금리에 몇 %포인트 더해지는지 봅니다.
  • 대출 실행 후 신용점수와 다른 금융기관 한도에 미칠 영향을 감안합니다.

개인적으로 P2P대출은 은행권 대출이 막힌 사람에게 마지막 선택지는 아니지만, 첫 번째 선택지도 아니라고 봅니다. 먼저 은행의 정책성 대출, 사잇돌, 새희망홀씨, 보증기관 연계 상품을 확인하고 그다음에 저축은행이나 P2P대출을 비교하는 순서가 현실적입니다. 급할수록 승인 가능성만 보게 되는데, 대출은 받는 순간보다 갚는 달에 진짜 성격이 드러납니다. 내 통장에 들어오는 돈이 980만 원인지 1천만 원인지, 매달 빠져나갈 돈이 88만 원인지 95만 원인지, 그 차이를 끝까지 보는 사람이 손해를 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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