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할부와 리스, 오토론 중에 고르기 전 5가지

차를 계약할 때 대리점에서 금융 상품을 같이 권합니다. 그 자리에서 조건을 비교하기는 어렵고, 대개 월 납입금 숫자만 보고 결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같은 차를 사는 데도 총비용이 수백만원 차이납니다.
1. 네 가지는 소유 구조가 다릅니다
- 할부 — 차는 내 것. 캐피탈사가 차에 저당을 잡고 나눠 받습니다.
- 오토론 — 은행·캐피탈에서 돈을 빌려 현금으로 사는 것. 차는 내 것이고 대출은 별개입니다.
- 리스 — 차는 리스사 것. 내가 빌려 타고 만기에 인수·반납·연장을 고릅니다.
- 장기렌트 — 렌터카 회사 것. 보험과 정비가 대개 포함됩니다.
여기서 할부와 오토론을 같은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다릅니다. 할부는 차를 담보로 한 물품 금융이고 오토론은 목적이 정해진 신용대출입니다. 그래서 심사 기준과 금리 산정 방식이 다르고, 중도상환 조건도 갈립니다.
이 차이가 보험·세금·중고차 가치를 전부 가릅니다. 리스와 렌트는 차량 등록이 내 이름이 아니라 자동차보험 경력이 쌓이지 않을 수 있고(운전자보험 경력 인정 특약으로 보완하기도 합니다), 만기에 남는 자산도 없습니다.
2. 월 납입금이 아니라 총액으로 비교하세요
대리점 견적서는 대개 월 얼마로 제시됩니다. 그런데 기간이 다르면 월 납입금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36개월과 60개월은 월 금액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비교는 이렇게 해야 합니다.
(월 납입금 × 개월 수) + 선수금 + 취득세·등록비 + 만기 잔존가치 정산
리스·렌트는 여기에 보험료와 정비비가 포함됐는지를 확인해야 같은 선에서 비교가 됩니다. 포함이면 그만큼 빼고 봐야 하고, 불포함이면 더해야 합니다.
3. 잔존가치는 나중에 청구되는 금액입니다
리스와 일부 할부 상품은 만기에 남길 금액(잔존가치)을 크게 잡아 월 납입금을 낮춥니다. 부담이 없어 보이지만 만기에 그 금액을 한꺼번에 내거나 재약정해야 합니다.
반납을 택하면 정산 조건이 붙습니다. 약정 주행거리를 넘으면 km당 비용을, 흠집·사고 이력이 있으면 감가를 청구받습니다. 계약 전에 약정 거리와 초과 요율, 반납 기준을 문서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조건은 롯데캐피탈·산은캐피탈·신한캐피탈·아주캐피탈·한국캐피탈·효성캐피탈 등 회사와 상품마다 다릅니다.
4. 신용점수에 미치는 영향이 다릅니다
할부와 오토론은 내 이름의 대출로 잡힙니다. 금액이 크고 기간이 길어 다른 대출(특히 주택담보대출) 심사에서 부채로 계산됩니다. 집을 살 계획이 가까이 있다면 이 점을 미리 봐야 합니다.
리스·렌트는 대출로 안 잡히는 경우가 많지만 금융 리스로 분류되면 부채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 "리스는 신용에 안 잡힌다"는 말이 항상 맞는 건 아닙니다. 판정은 계약 형태와 평가사 기준에 따라 다릅니다.
5. 사업자라면 계산이 한 번 더 갈립니다
개인사업자·법인은 리스와 렌트의 비용 처리가 유리한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업무용 승용차 관련 비용은 연간 한도와 운행기록부 요건이 걸려 있어, 무조건 유리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개인은 대체로 반대입니다. 비용 처리를 못 하므로 총액이 가장 적은 방법이 답이고, 그건 대개 현금 또는 금리 낮은 오토론입니다. 다만 제조사 프로모션으로 할부 금리가 매우 낮게 나오는 시기가 있어, 그때는 할부가 오토론보다 쌉니다. 그래서 계약 시점의 조건을 그때 비교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계약서에서 확인할 항목
서명 전에 이 항목들이 숫자로 적혀 있는지 보면 됩니다. 구두 설명과 계약서가 다른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 실질 연이율 — "무이자 36개월"이라도 차값 할인을 포기하는 조건이면 실제로는 이자를 낸 겁니다. 현금 구매 시 할인액과 비교해야 진짜 금리가 나옵니다.
- 취급수수료·인지세 — 별도로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 중도상환수수료 — 차를 일찍 팔거나 목돈이 생겼을 때 걸립니다. 면제 시점을 확인하세요.
- 약정 주행거리와 초과 요율(리스·렌트) — km당 얼마인지.
- 승계 가능 여부 — 중간에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 있는지, 수수료는 얼마인지.
특히 제조사 프로모션과 캐피탈 자체 상품을 구분해야 합니다. 대리점에서 권하는 게 늘 가장 싼 건 아닙니다. 은행 오토론 견적을 따로 받아 보면 비교 기준이 생기고, 그 견적을 들고 가면 조건이 조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차 살 때 가장 아까운 건 차종을 몇 달 고민하고 금융 조건은 계약서 쓰는 자리에서 10분 만에 정하는 것입니다. 총액 차이는 옵션 하나 값을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견적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사인하지 말고, 총액 계산식에 넣어 하루만 놓고 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