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전에 꼭 계산할 5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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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전에 꼭 계산할 5가지 숫자

얼마 전 상담에서 30대 맞벌이 부부가 청약통장 잔액 300만원을 보여주며 “이 정도면 준비된 거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통장만 보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모집공고 기준으로 보니 부부 중 한 명이 최근 5년 안에 당첨 이력이 있었고, 넣으려던 단지는 청약과열지역이었습니다. 결국 1순위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었죠. 청약은 운도 필요하지만, 그 전에 숫자를 잘못 세면 출발선에도 못 섭니다.

2026년 기준으로 청약을 볼 때 저는 먼저 다섯 가지 숫자를 봅니다. 가입기간, 납입횟수, 예치금, 가점, 그리고 계약 후 현금입니다. 청약홈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기준을 보면 말은 복잡하지만, 실제 판단은 이 다섯 가지에서 대부분 갈립니다.

1. 1순위는 통장 보유가 아니라 조건 충족입니다

청약통장이 있다는 말과 1순위라는 말은 다릅니다. 국민주택과 민영주택의 기준도 다릅니다.

  • 국민주택: 가입기간과 납입횟수를 봅니다.
  • 민영주택: 가입기간과 지역·면적별 예치금을 봅니다.
  • 투기과열지구·청약과열지역: 보통 24개월 이상, 국민주택은 24회 이상 납입이 필요합니다.
  • 수도권 일반지역: 국민주택은 12개월·12회, 민영주택은 가입 12개월 이상이 기본입니다.
  • 수도권 외 일반지역: 국민주택은 6개월·6회, 민영주택은 가입 6개월 이상이 기본입니다.

여기서 많이 틀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민영주택은 매달 몇 번 냈는지보다 예치금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국민주택은 단순 잔액보다 납입횟수와 인정 납입액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 전용 85㎡ 이하 민영주택을 넣으려면 예치금 300만원 기준을 맞춰야 합니다. 부산도 300만원입니다. 기타 광역시는 250만원, 그 외 시·군은 200만원이 기준입니다.

전용면적을 키우면 금액도 올라갑니다. 서울·부산 기준으로 102㎡ 이하는 600만원, 135㎡ 이하는 1,000만원, 모든 면적은 1,500만원입니다. 기타 광역시는 각각 400만원, 700만원, 1,000만원이고, 그 외 시·군은 300만원, 400만원, 500만원입니다. 중요한 건 모집공고일 전까지 해당 금액을 채워야 한다는 점입니다. 공고 난 뒤 허둥지둥 넣으면 늦을 수 있습니다.

2. 가점 84점 중 내 점수가 몇 점인지 먼저 봐야 합니다

민영주택 일반공급에서 가점제는 총 84점입니다. 무주택기간 32점, 부양가족 수 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7점입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저는 무주택 10년입니다”라고 말하지만 실제 계산은 7년인 경우가 꽤 있습니다. 무주택기간은 보통 만 30세부터 봅니다. 다만 30세 전에 혼인했다면 혼인신고일부터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35세 미혼자가 25세부터 집이 없었다고 해도 무주택기간은 10년이 아니라 만 30세 이후 5년으로 보는 식입니다. 이 차이만으로 점수가 몇 점 빠집니다. 부양가족도 본인을 제외하고 계산합니다. 배우자는 포함될 수 있지만, 부모님은 같은 주민등록에 올라 있다고 무조건 되는 게 아닙니다. 일정 기간 계속 부양해야 하고, 부모님 주택 보유 여부도 같이 봐야 합니다.

실제 점수 예시

  • 무주택기간 5년 안팎: 대략 12점 수준
  • 부양가족 배우자 1명: 10점
  • 청약통장 가입 7년: 9점 안팎
  • 합산: 약 31점

이 점수로 인기 지역 신축 민영주택을 가점제로 노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같은 사람이 추첨 물량이 있는 면적, 비인기 타입, 또는 특별공급 자격을 같이 보면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청약은 “넣느냐 마느냐”보다 “어느 물량에 넣느냐”가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3. 국민주택은 매달 얼마를 넣었는지가 나중에 차이를 만듭니다

국민주택, 특히 공공분양은 오래 넣은 사람끼리 경쟁할 때 저축총액이 힘을 발휘합니다. 과거에는 월 납입 인정액을 10만원으로 보는 인식이 강했지만, 국토교통부 제도 개선 이후 월 납입 인정액은 25만원까지 확대됐습니다. 그래서 공공분양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무주택자는 매달 2만원만 넣는 방식이 아쉬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월 10만원씩 5년이면 인정 총액은 600만원입니다. 월 25만원씩 5년이면 1,500만원입니다. 같은 60회 납입이어도 저축총액 경쟁에서 차이가 커집니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25만원 납입이 정답은 아닙니다. 당장 카드론이나 고금리 신용대출을 쓰는 사람이 청약통장에 무리해서 넣는 건 순서가 바뀐 겁니다. 이자 15%짜리 빚을 두고 청약통장에 현금을 묶어두는 선택은 숫자로 보면 손해일 가능성이 큽니다.

4. 당첨보다 무서운 건 부적격과 자금 공백입니다

청약에서 가장 안타까운 장면은 당첨되고도 계약을 못 하는 경우입니다. 분양가 7억원 아파트에 당첨됐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계약금이 10%면 보통 7,000만원이 짧은 기간 안에 필요합니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더라도 규제, 개인 신용, 기존 대출, 소득에 따라 한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잔금 때는 주택담보대출비율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같이 봅니다.

맞벌이 연소득 9,000만원 가구라도 기존 신용대출 5,000만원, 자동차 할부, 카드론이 있으면 계산이 빡빡해집니다. 은행 심사는 “언젠가 갚을 수 있다”가 아니라 현재 소득과 부채로 월 상환액을 버틸 수 있느냐를 봅니다. 그래서 청약 전에는 당첨 가능성보다 계약금, 중도금, 잔금의 현금흐름표를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 계약금: 분양가의 10% 안팎을 현금으로 준비
  • 중도금: 대출 가능 여부와 이자 후불제 조건 확인
  • 잔금: 입주 시점 주담대 한도와 기존 부채 영향 확인
  • 옵션비: 발코니 확장, 시스템에어컨, 유상옵션 별도 계산

5. 청약통장을 깨기 전에 대안을 계산해야 합니다

요즘 금리가 부담되다 보니 청약통장을 해지해서 생활비나 대출 상환에 쓰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급한 불을 끄는 선택일 수는 있습니다. 다만 가입기간이 긴 통장은 쉽게 다시 만들 수 없습니다. 민영주택 가점에서 통장 가입기간은 최대 17점입니다. 10년 넘게 쌓은 기간을 없애면 그 시간은 돈으로 바로 복구되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에서 보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먼저 3개월 안에 연체 위험이 있는지 봅니다. 연체가 생길 상황이면 청약보다 신용을 지키는 게 우선입니다. 그다음 고금리 부채가 있는지 봅니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2금융권 고금리 대출이 크다면 일부 상환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연체 위험이 없고, 통장 가입기간이 길고, 무주택 실수요라면 청약통장은 마지막까지 남겨두는 편이 낫습니다.

이런 사람은 청약 전략을 다르게 잡는 게 낫습니다

  • 가점이 30점대 이하인 1인 가구: 추첨제와 소형 타입을 같이 봐야 합니다.
  • 신혼부부·생애최초 조건이 되는 가구: 특별공급 자격부터 확인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 공공분양을 노리는 무주택자: 납입횟수와 월 인정액 관리가 중요합니다.
  • 기존 대출이 많은 가구: 당첨 전 대출 한도 점검이 먼저입니다.

청약은 공짜 복권이 아닙니다. 당첨되면 계약을 해야 하고, 계약하면 대출과 세금과 입주자금이 따라옵니다. 그래서 저는 청약을 권할 때 “일단 넣고 보자”는 말을 잘 하지 않습니다. 내 점수가 어디에 맞는지, 당첨 후 돈이 막히지 않는지, 통장을 오래 가져갈 가치가 있는지까지 봐야 합니다. 숫자를 차분히 맞춰본 사람에게 청약은 불안한 기대가 아니라 선택 가능한 계획이 됩니다.

청약 전에 꼭 계산할 5가지 숫자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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