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대한항공 선택 전 따질 4가지 숫자

상담하다 보면 ‘1천원당 2마일’이라는 문구를 보고 카드를 고르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연회비, 전월 실적, 그리고 모은 마일을 실제로 쓸 계획입니다. 현대카드대한항공 카드는 이 세 가지에 따라 같은 혜택도 전혀 다른 값이 됩니다.
1. 연회비 6만원부터 80만원까지, 무엇이 늘어날까
현대카드가 안내하는 대한항공카드 Edition2의 연회비는 060이 6만원, 120이 12만원, 300이 30만원, the First Edition2가 80만원입니다. 네 카드 모두 국내 일반 가맹점의 기본 적립은 1천원당 1마일입니다. 연회비가 높아진다고 평소 식비나 생활비의 기본 적립률까지 함께 올라가는 구조는 아닙니다.
차이는 연간 보너스, 대한항공 직판 항공권 적립률과 할인 쿠폰, 라운지 같은 여행 혜택에서 납니다. 060과 120은 대한항공 직판 항공권과 해외 가맹점에서 1천원당 2마일, 300은 해당 영역에서 최대 3마일을 적립합니다. the First Edition2는 직판 항공권에 1천원당 5마일을 적립합니다. 특정 영역의 높은 적립률에는 한도가 있으므로 큰 금액을 결제할 계획이라면 상품설명서의 한도도 함께 봐야 합니다.
출장이 잦지 않고 대한항공 국제선을 매년 타지도 않는다면 높은 연회비를 먼저 낼 이유는 약합니다. 반대로 이미 쓰던 항공료와 라운지 이용료를 카드 혜택으로 줄일 수 있다면 연회비 차액을 계산할 만합니다. 혜택을 받으려고 여행이나 소비를 새로 만드는 순간 계산은 거꾸로 갑니다.
2. 월 50만원과 연 600만원은 다른 조건이다
Edition2의 기본·추가 마일리지 적립에는 전월 이용금액 50만원 이상이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예를 들어 7월에 49만원을 쓰고 8월에 100만원짜리 항공권을 결제했다면, 8월 결제분의 카드 적립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항공권을 사는 달의 지출만 볼 일이 아니라 그 전 달 카드 이용금액을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신규 발급 직후에는 전월 실적 조건의 예외 기간이 있으니 발급 시점도 확인해야 합니다.
연간 보너스는 기준이 또 다릅니다. 발급 첫해에는 누적 100만원 이상 이용하면 해당 카드의 보너스 제공 대상이 됩니다. 2차년도부터는 전년도 이용금액이 060은 600만원, 120은 1,200만원, 300은 2,400만원, the First Edition2는 3,600만원 이상이어야 합니다. 조건을 채우면 각각 1천·6천·1만·3만 마일을 연 1회 받습니다. 연회비 납부 등 제공 조건도 충족해야 합니다.
월 50만원을 꾸준히 쓰면 1년에 600만원입니다. 이 소비 규모라면 060의 2차년도 보너스 기준에는 닿지만 120의 1,200만원 기준에는 못 미칩니다. 120의 ‘연간 6천 마일’을 당연히 받을 금액으로 계산하면 카드 선택부터 어긋납니다. 상품권 구매나 일부 보험료 등 실적 산정에서 빠지는 결제도 있어 카드 이용내역에서 인정 금액을 따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3. 연 1,200만원을 쓰면 060과 120 중 어느 쪽일까
계산을 단순하게 해보겠습니다. 2차년도에 매달 100만원씩, 연 1,200만원을 국내 일반 가맹점에서 쓰고 적립 제외 거래는 없다고 가정합니다. 두 카드의 기본 적립은 대략 1만2천 마일로 같습니다. 연간 보너스를 더하면 060은 약 1만3천 마일, 120은 약 1만8천 마일입니다. 실제 적립량은 결제 건별 계산과 취소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차이는 5천 마일이고 연회비 차이는 6만원입니다. 따라서 120을 마일리지만 보고 고른다면 1마일을 실제로 12원 넘는 가치로 써야 연회비 차이를 메웁니다. 1마일을 10원으로 평가하면 추가 마일 가치는 5만원이라 060보다 1만원 불리합니다. 15원으로 쓸 수 있다면 7만5천원 가치라 1만5천원 유리합니다. 이 10원과 15원은 정해진 현금 교환가가 아니라 자신의 항공권 사용 계획에 넣어 보는 가정값입니다.
두 카드 모두 국제선 항공권 5만원 할인 쿠폰을 연 1장 제공하므로, 둘 다 쿠폰을 쓴다면 이 비교에서 쿠폰 차이는 없습니다. 같은 연 1,200만원을 수수료 없는 1% 현금 할인 카드에 썼다면 할인액은 12만원입니다. 마일 카드는 보너스와 실제 쓸 쿠폰까지 더한 뒤 연회비를 빼서 비교해야 합니다. 좌석을 찾지 못해 마일을 묵혀 둔다면 계산표의 마일 가치를 그대로 현금처럼 볼 수 없습니다.
4. 항공권 5만원 할인에도 사용 조건이 있다
할인 쿠폰은 대한항공에서 직접 예약한 국제선 항공권에 쓰는 혜택입니다. 대한항공 홈페이지나 앱에서 원화로 결제해야 하며, 5만원 기준은 세금과 유류할증료를 뺀 순수 항공운임을 봅니다. 항공권 한 장에 쿠폰 한 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300은 5만원권 2장, the First Edition2는 4장이어서 ‘10만원·20만원 할인’도 각각 사용할 항공권이 있어야 온전히 실현됩니다.
여행사에서 산 항공권, 마일리지 항공권, 일부 공동운항편 등에는 쿠폰을 쓰지 못합니다. 쿠폰은 발급 확정월을 포함한 12개월 안에 사용해야 하고 다른 할인 쿠폰이나 캐시앤마일즈와 중복할 수 없습니다. 직판 항공권의 높은 카드 적립률 역시 예약 경로와 결제 통화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집니다. 해외 결제에는 별도 수수료도 붙으므로 ‘해외 2마일’이라는 숫자만으로 이익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제 가족이 고른다면 최근 1년의 대한항공 이용 횟수와 카드에서 실적으로 인정될 지출부터 적어보겠습니다. 1년에 국제선 한 번, 월 50만원 안팎의 소비라면 060부터 계산하고, 120 이상은 추가 연회비를 마일과 실제 사용할 여행 혜택으로 회수할 수 있을 때 고르겠습니다. 마일을 언제 어떤 항공권에 쓸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사용 시점에 가치가 분명한 현금 할인 카드도 충분히 좋은 선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