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이자높은은행 고를 때 따질 4가지 숫자

얼마 전 상담에서 연 6% 적금과 연 4% 적금 중 어느 쪽이 유리하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금리만 보면 답은 쉬워 보입니다. 그런데 월 납입 한도와 우대금리 조건을 넣어 계산하니 두 선택의 이자가 같았습니다. 적금이자높은은행을 찾을 때 제가 먼저 보는 숫자는 광고에 크게 적힌 최고금리가 아닙니다.
1. 최고금리보다 월 납입 한도를 먼저 봅니다
월 30만원을 1년 동안 모을 수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 적금은 연 6%지만 월 10만원까지만 넣을 수 있습니다. 남은 20만원은 연 3% 적금에 넣습니다. B 적금은 연 4%에 월 30만원을 모두 넣을 수 있습니다. 모두 매달 초에 납입하고, 단리로 계산하는 예시입니다.
- A 선택: 월 10만원을 연 6%로 넣으면 세전 이자 약 3만9000원, 월 20만원을 연 3%로 넣으면 약 3만9000원입니다.
- B 선택: 월 30만원을 연 4%로 넣으면 세전 이자 약 7만8000원입니다.
두 선택 모두 세전 이자는 약 7만8000원입니다. 일반적인 이자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친 15.4%를 적용하면 세후 이자도 약 6만5988원으로 같습니다. 가입과 계좌 관리를 두 번 해야 하는 A가 이 경우에는 더 번거롭습니다. 반대로 A의 남은 20만원을 맡길 곳의 금리가 연 3%보다 높다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비교 기준은 최고금리 한 줄이 아니라 내가 실제로 넣을 돈 전체입니다.
이 계산에서 첫 달 납입금은 약 12개월, 마지막 달 납입금은 약 1개월 동안 이자를 받습니다. 월 30만원씩 12개월 납입해 원금이 360만원이 된다고 해서, 360만원 전체에 연 4%를 곱하면 이자가 크게 부풀려집니다. 실제 지급액은 납입일과 일수 계산 방식에 따라 예시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2. 우대금리는 달성할 수 있는 만큼만 셉니다
최고 연 5.5% 상품의 기본금리가 연 3.5%라면 차이인 2%포인트는 조건을 채워야 받는 이자입니다. 월 30만원씩 1년 납입하는 위와 같은 가정에서는 이 차이가 세전 약 3만9000원, 세후 약 3만2994원입니다. 작은 돈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 돈을 받으려고 필요 없는 카드 사용이나 유료 서비스를 시작할 이유도 없습니다.
우대 조건에는 급여 이체, 첫 거래, 자동이체, 카드 실적, 마케팅 동의 등이 붙을 수 있습니다. 같은 ‘급여 이체’라도 인정 금액과 횟수는 상품마다 다릅니다. 이미 쓰는 계좌로 조건을 채울 수 있는지, 한 번만 충족하면 되는지, 매달 유지해야 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가입 당시 조건을 맞췄더라도 만기까지 유지하지 못하면 예상한 금리가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담할 때는 최고금리 옆에 기본금리와 ‘내가 확실히 받을 우대금리’를 따로 적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 연 3.5%에 달성 가능한 우대가 0.5%포인트라면 비교할 금리는 연 4%입니다. 달성하기 어려운 조건까지 더한 연 5.5%로 다른 상품과 비교하면 선택이 틀어집니다.
3. 만기 전에 쓸 돈이라면 중도해지 금리가 중요합니다
적금 금리는 대개 만기까지 유지했을 때의 약속입니다. 중간에 해지하면 계약한 금리보다 낮은 중도해지 금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연 5% 적금을 골랐더라도 4개월 뒤 전세 계약금으로 깨야 한다면, 처음 기대한 1년치 수령 이자는 의미가 없습니다. 특히 몇 달 안에 쓸 날짜가 정해진 돈을 최고금리만 보고 묶는 경우가 아쉽습니다.
가입 전에는 돈을 쓸 시점을 먼저 나눠 봅니다. 3개월 안에 필요한 생활비와 비상금은 출금이 쉬운 계좌에 두고, 1년 동안 손대지 않을 금액만 12개월 적금 납입액으로 잡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중도해지 금리뿐 아니라 일부 해지나 납입 유예가 가능한지도 상품설명서에서 확인할 만합니다. 납입액을 무리하게 잡아 만기 직전 해지하는 것보다, 적은 금액으로 끝까지 유지하는 쪽이 나을 수 있습니다.
4. 은행 이름보다 보호 여부와 최종 수령액을 확인합니다
은행과 저축은행을 함께 비교한다면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 한눈에에서 기본금리, 최고금리, 가입 기간과 조건을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공시 금리와 판매 조건은 바뀔 수 있으니 가입 직전에는 해당 금융회사의 상품설명서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광고의 ‘최고 연 몇 %’보다 만기 예상 수령액을 나란히 놓는 게 판단하기 쉽습니다.
예금자보호 대상인지도 확인합니다. 금융위원회 안내에 따르면 2025년 9월부터 보호 한도는 금융회사별로 1인당 원금과 이자를 합해 1억원입니다. 여러 계좌로 나눠도 같은 금융회사에 맡긴 보호 대상 예·적금은 합산됩니다. 큰돈을 맡길 때는 계좌 수가 아니라 금융회사별 합계를 봐야 합니다.
저라면 연 0.2%포인트 더 높은 상품을 찾기 전에, 매달 얼마를 넣을 수 있고 그 돈을 언제 쓸지부터 적겠습니다. 그다음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리로 세후 이자를 계산합니다. 적금은 높은 숫자를 고르는 일보다 약속한 기간을 무리 없이 채우는 일이 더 큰 차이를 만들 때가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