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연금 가입 전 따져볼 4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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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연금 가입 전 따져볼 4가지 숫자

얼마 전 상담에서 40대 고객이 개인연금에 월 75만 원씩 넣으면 연말정산 때 얼마를 돌려받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생활비를 듣고 나니 세액공제액보다 먼저 볼 숫자가 있었습니다. 비상금이 한 달 생활비에도 못 미쳤거든요. 개인연금은 오래 묶어 둘 돈으로 준비해야 절세 혜택도 온전히 가져갈 수 있습니다.

1. 연 900만 원은 누구에게나 맞는 목표가 아닙니다

국세청 안내 기준으로 연금저축의 세액공제 대상 납입액은 연 600만 원까지입니다. 개인형퇴직연금인 IRP 등을 합치면 연 900만 원까지 늘어납니다. 연금저축에 월 50만 원씩 넣으면 600만 원, 여기에 IRP로 월 25만 원씩 더 넣으면 합계 900만 원입니다. 두 계좌의 한도가 각각 900만 원인 것은 아닙니다.

총급여가 5,500만 원 이하인 근로자는 공제율이 15%입니다. 지방소득세까지 고려한 흔히 말하는 절세 효과는 16.5%로, 연금저축 600만 원 납입 시 최대 99만 원, IRP까지 합쳐 900만 원 납입 시 최대 148만 5,000원입니다. 총급여가 5,500만 원을 넘으면 공제율은 12%,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효과는 13.2%입니다. 이 경우 같은 납입액의 절세 효과는 각각 최대 79만 2,000원과 118만 8,000원입니다.

여기서 ‘최대’를 빼면 오해가 생깁니다. 이미 다른 공제와 감면으로 낼 세금이 거의 없다면 계산한 금액을 전부 돌려받지는 못합니다. 소득이 없는 가족 명의 계좌에 돈을 넣는다고 납입한 사람이 대신 공제받을 수도 없습니다. 저는 납입액을 정하기 전에 전년도 연말정산의 결정세액부터 함께 봅니다.

2. 중도에 쓸 돈이라면 세액공제보다 현금이 중요합니다

앞의 고객은 2년 안에 이사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월 75만 원을 꼬박 넣으면 1년에 900만 원이지만, 보증금이나 이사비가 필요해 중간에 찾는다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연금계좌에서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을 연금이 아닌 방식으로 인출하면 원칙적으로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16.5%의 기타소득세가 붙습니다. 부득이한 사유에 따른 인출에는 별도 요건이 있으므로 일반적인 중도 인출과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인 사람이 600만 원을 납입해 99만 원의 절세 효과를 얻고, 운용수익 없이 해당 금액을 일반 중도 인출한다면 세금도 99만 원입니다. 절세 효과를 앞당겨 받은 셈이지 확정 수익 99만 원을 번 것은 아닙니다. 운용수익이 발생했다면 그 수익도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금은 과세 대상과 구별되므로, 인출할 때 공제받은 금액과 받지 않은 금액을 확인해야 합니다.

연금저축은 필요한 금액의 일부를 인출할 수 있지만 인출액의 구성에 따라 세금이 달라집니다. IRP는 중도 인출이 가능한 법정 사유가 제한적입니다. 가까운 시일에 쓸 주택자금이나 비상금을 채우기 전이라면, 한도를 채우려고 돈을 묶는 결정은 신중해야 합니다.

3. 같은 개인연금이라도 비용과 위험은 다릅니다

상담실에서 ‘연금에 가입했다’는 말만 듣고 상품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연금저축보험과 연금저축펀드는 모두 연금저축이지만 돈이 불어나는 방식이 다릅니다. 보험은 공시이율과 사업비, 납입 기간, 해지환급금 흐름을 봐야 합니다. 초기 해지환급금이 납입원금보다 적을 수 있어 몇 년 뒤 목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펀드는 투자할 대상을 고를 수 있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용도 확인해야 합니다. 가령 3,000만 원에 연간 비용 차이가 0.5%포인트라면, 단순 계산으로 첫해 비용 차이는 15만 원입니다. 수익률과 잔액이 매년 달라지므로 실제 장기 차이는 이 숫자로 확정할 수 없지만, 오래 운용할수록 작은 비용 차이를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IRP도 계좌 관리 수수료와 편입 상품 비용을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특정 상품을 권할 때 저는 예상 수익률보다 먼저 세 가지를 묻습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지, 해지하거나 옮길 때 불이익이 있는지, 매년 얼마의 비용이 빠지는지입니다. 개인연금 계좌를 열었다는 사실만으로 수익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4. 받을 때의 나이와 기간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국세청이 안내하는 일반적인 연금수령 요건은 만 55세 이후 신청, 계좌 가입일부터 5년 경과, 연금수령한도 이내 인출입니다. 이연된 퇴직소득에는 5년 요건의 예외가 있습니다.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을 요건에 맞춰 연금으로 받으면 연령에 따라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연금소득세율이 통상 3.3~5.5%입니다. 다만 연간 사적연금 수령액이 1,500만 원을 넘는 경우에는 과세 방식을 추가로 따져야 하므로, 전액에 늘 같은 세율이 적용된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제 가족이라면 매달 넣을 수 있는 최대 금액부터 묻지 않겠습니다. 먼저 몇 년 안에 쓸 돈을 떼어 놓고, 남은 돈으로 55세 이후까지 유지할 수 있는 납입액을 정하겠습니다. 개인연금의 숫자는 연말정산 때 한 번보다, 납입하고 운용하고 받을 때까지 이어서 봐야 제대로 보입니다.

개인연금 가입 전 따져볼 4가지 숫자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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