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담보대출 전에 따질 5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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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담보대출 전에 따질 5가지 숫자

얼마 전 상담에서 전세보증금이 2억 원이니 5천만 원쯤은 쉽게 빌릴 수 있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계약서의 보증금만 보면 그럴듯합니다. 그런데 이미 받은 전세자금대출과 보증금 반환보증까지 확인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전세보증금담보대출은 집을 담보로 잡는 대출이 아닙니다. 세입자가 계약이 끝날 때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담보로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1. 보증금 2억 원에서 실제 남은 몫은 얼마인가

보증금 2억 원에 기존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1억 2천만 원이라면, 단순히 뺀 차액은 8천만 원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가 추가 대출 한도는 아닙니다. 기존 대출기관이나 보증기관이 보증금 반환채권에 이미 어떤 권리를 설정했는지, 새 금융회사가 남은 권리를 담보로 인정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보증금에 권리가 겹치면 추가 대출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기존 대출이 없는 경우에도 보증금 전액을 빌릴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금융회사는 계약의 남은 기간, 임대차 관계, 신용 상태와 상환 능력 등을 함께 심사합니다. 상담할 때는 보증금 액수보다 기존 대출 잔액과 보증금 반환채권의 권리관계를 먼저 보여주는 편이 빠릅니다.

2. 금리 1.5%포인트 차이가 1년에 75만 원이다

5천만 원을 1년간 빌리고 매달 이자만 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연 5%라면 1년 이자는 250만 원, 연 6.5%라면 325만 원입니다. 차이는 75만 원입니다. 보증금이 담보라는 이유만으로 신용대출보다 반드시 저렴한 것은 아닙니다. 금융회사와 개인 조건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므로 같은 금액과 기간으로 견적을 받아야 비교가 됩니다.

여기에 중도상환수수료가 붙는지도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5천만 원을 전액 갚을 때 수수료가 1%라면 50만 원입니다. 실제 수수료는 약정과 남은 기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6개월 뒤 이사할 예정이라면 표시 금리뿐 아니라 그날 갚을 때 드는 총비용을 물어야 합니다. 보증금 반환이 늦어졌을 때 대출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지도 함께 확인할 부분입니다.

3. 집주인에게 통지하는 방식부터 확인한다

보증금 반환채권에 질권을 설정하거나 채권을 양도하는 상품은 집주인에게 통지하거나 승낙을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상품에 따라 집주인의 서명이나 계약 사실 확인도 요구합니다. 집주인이 협조하지 않으면 대출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신청서에 서명하기 전에 금융회사에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이 끝날 때 돈이 움직이는 순서도 중요합니다. 담보권이 설정된 부분의 보증금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액 보내는 방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대출기관에 상환할 금액을 직접 지급하고, 남은 금액을 세입자가 받는 구조입니다. 이사 자금으로 보증금 전액이 한꺼번에 들어올 것이라 생각하면 잔금일에 자금이 모자랄 수 있습니다.

4. 반환보증을 유지할 수 있는지 따져본다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가입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과 새 담보대출이 충돌할 수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다른 금융기관이 보증금 반환채권에 질권을 설정하거나 채권을 양도한 경우, 일정한 예외를 제외하고 반환보증 취급이 어렵다고 안내합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반환보증도 보증금 반환채권에 제3자의 권리침해가 없는지를 요건으로 봅니다. 기존 보증이 있다면 새 대출을 실행하기 전에 보증기관과 대출기관 양쪽에 유지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대출 3천만 원을 더 받으려다 보증금 2억 원의 반환보증에 문제가 생긴다면 손익을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특히 집주인의 반환 여력이 걱정돼 보증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금리 몇십만 원보다 이 조건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5. 필요한 돈과 갚을 날짜를 맞춘다

보증금에 여유가 있어 보여도 필요한 돈이 2천만 원이라면 5천만 원을 빌릴 이유는 없습니다. 연 6% 기준으로 3천만 원을 더 빌리면 1년 이자가 180만 원 늘어납니다. 반대로 계약 만료 전에 갚을 돈을 마련할 계획이 없다면,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담보가 있다고 해서 세입자의 상환 의무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저라면 기존 전세대출의 권리관계, 반환보증 유지 여부, 집주인 협조 가능성, 중도상환 비용, 만기일의 자금 흐름을 한 장에 적어 놓고 비교하겠습니다. 그 뒤에도 필요한 금액이 분명하고 상환 일정이 맞을 때 대출을 검토합니다. 보증금은 언젠가 돌려받을 돈이지만, 이자와 상환일은 그보다 먼저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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